[김양수기자] 10년만의 수상이냐, 최연소 수상이냐. '2013 KBS 연기대상'이 김혜수(43)와 주원(26, 본명 문준원)의 맞대결로 좁혀지고 있다.
'2013 KBS 연기대상'이 오는 31일 개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연예계 관계자와 시청자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시상식이 다가오면서 연기대상 관계자들의 고심도 짙어지고 있다.
김혜수가 수상한다면 '2003 KBS연기대상' 이후 10년 만의 수상이 되고, 주원이 받는다면 KBS연기대상 최연소 수상자가 된다. 지금까지 최연소 수상자는 28세의 나이로 2006년 대상을 거머쥔 '황진이'의 하지원이었다.
올해 KBS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작품은 월화극 '직장의 신' '굿 닥터', 그리고 수목극 '비밀' 등으로 압축된다. '직장의 신'은 상반기에 방송돼 '직신 신드롬'을 일으켰으며, '굿 닥터'와 '비밀'은 하반기 KBS 시청률몰이의 일등공신이다.
김혜수는 '직장의 신'에서 살신성인의 자세로 미스킴 캐릭터를 살려냈고, 주원은 '굿 닥터'를 통해 국내 드라마 최초로 서번트 증후군을 앓는 의사를 연기해 호평을 이끌어냈다. '비밀'의 황정음, 지성은 흡입력 있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 KBS연기대상, 연기의 스펙트럼에 주목한다
이런 가운데 김혜수와 주원이 KBS 연기대상 유력 후보로 꼽히는 건 이들이 그간 KBS가 연기대상으로 선정해 온 나름의 기준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우선 KBS는 드라마의 흥행보다는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배우의 연기에 집중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2011년 KBS 연기대상을 수상한 배우 신하균이다.
당시 신하균은 최고시청률 15.5%에 불과했던 '브레인'으로 대상을 거머쥐었다. 극중 신하균은 그늘진 과거를 지닌 까칠한 신경외과 의사 이강훈으로 분해 미친 연기력을 선보였다. 방송 이후 신하균은 '하균앓이' '하균 신' 등 신조어의 주인공이 됐으며, 결국 연말 연기대상까지 휩쓸었다.
이런 점에서 김혜수와 주원은 2013년 연기대상 후보로 거론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두 배우는 모두 전작의 캐릭터를 잊게 할 만큼 완벽한 변신을 선보였다.
김혜수는 '장희빈' 이후 10년만의 KBS 복귀작으로 '직장의 신'을 선택했다. '직장의 신'은 일본 원작 드라마는 국내에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방송계의 불문율을 깨고 단연 화제를 모았다. 특히 패셔니스타 김혜수의 변신은 파격적이었다. 단벌 의상에 무표정 연기, 절도있는 포즈와 과감한 변신 등은 '김혜수가 아니면 안된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특히 코믹함과 진지함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연기에서는 김혜수의 깊은 내공을 느낄 수 있었다는 평가다.
주원은 '굿 닥터'에서 서번트 증후군 진단을 받은 소아외과 레지던트 박시온 역으로 전국의 시청자들을 따뜻하게 힐링했다. 말투는 어수룩하고 눈빛은 사정없이 흔들렸다. 하지만 천재적인 기억력으로 의학정보는 로보트처럼 줄줄 외웠다. 그는 소아외과 전문의를 꿈꾸는 장애인의 모습을 사랑스럽게, 그리고 어리숙하면서도 진지하게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KBS 드라마국 관계자는 "KBS연기대상은 연기자의 인지도와 스타성보다는 배우가 보여준 연기의 깊이와 폭을 가장 크게 고려한다"라며 "물론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에 출연했다면 수상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27년차 김혜수vs7년차 주원, 팽팽한 맞대결 예고
방송사에 대한 기여도 역시 비중 높은 평가 기준으로 꼽힌다.
10년 만에 복귀한 김혜수는 '직장의 신'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KBS 월화극의 오랜 부진을 씻어냈다. 3%대 시청률로 지지부진했던 '광고 천재 이태백'의 바통을 이어받은 김혜수는 대체 불가 캐릭터와 현실을 꼬집는 돌직구 어록 등으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방송 전 불거진 '논문 표절 의혹'도 김혜수다운 정면 돌파로 논란을 잠재웠다. 자칫 배우의 도덕성 문제로 확산될 수 있었던 문제였다. 하지만 김혜수는 "무지에서 생긴 일이다. 바로잡지 못한 과오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싶다"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의 노련한 대처에 드라마 역시 성공적으로 첫 방송을 올릴 수 있었다.
27년차 대선배에 맞서는 주원은 올해로 7년차에 불과한 까마득한 신인이다. 그럼에도 주원은 KBS 공헌도에서만큼은 빠지지 않는다.
주원은 KBS 드라마와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2010년 '제빵왕 김탁구'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2012년 '오작교 형제들'과 '각시탈' 등 KBS드라마를 잇따라 성공시켰다. 그리고 올해 그는 '굿 닥터'마저 흥행드라마 반열에 올려놨다. '굿 닥터'의 최고 시청률은 21.5%(닐슨코리아 기준). 덕분에 그는 'KBS 드라마 흥행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를 공고히 했다.
주원은 팔방미인답게 연기 뿐 아니라 음악으로도 발군의 실력을 보였다. 자신이 출연한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각시탈' '굿닥터' OST에 참여하며 가창력을 뽐냈다.
KBS 드라마국 관계자는 "올해 연기대상은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경합으로 한층 볼거리가 풍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연기대상의 결과는 31일 결정되는 만큼 끝까지 기대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과연 올해 '2013 KBS연기대상'은 10년만에 돌아온 배우와 최연소 흥행배우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물론 시청자들은 그 누가 트로피를 거머쥐더라도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수상의 기쁨을 함께 만끽할 것이다. 그 결과는 올해의 마지막날인 31일 결정된다.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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