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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결산]조용필·엑소 흥했고 걸그룹 핫했다


가요계 중견가수들 성공적 컴백·힙합 강세 등

[이미영기자] 뜨거웠던 2013년 가요계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2013년 가요계는 예견된 흥행 대신 반전이 거듭되면서 짜릿했고, 이변 속출로 흥미로웠다.

'영원한 오빠' 조용필이 화려하게 컴백했다. 아이돌 위주의 가요계를 단번에 휘어잡으며, 광풍에 가까운 신드롬을 일으켰다. 신인 엑소(EXO)는 대형 아이돌의 컴백 속에서도 단연 돋보이며 '아이돌 세대 교체'를 알렸다. 그런가 하면 군소 기획사의 걸그룹 크레용팝은 '빠빠빠'라는 노래 한 곡으로 신드롬의 주인공이 됐다.

아이돌의 무한변신도 눈길을 끌었다. 올해는 아이돌 그룹들이 솔로와 유닛 등의 시도로 색다른 매력을 선사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컴백만 하면 히트로 이어졌던 '흥행보증수표' 아이돌 그룹들이 삐걱대기도 했다. 걸그룹은 여전히 핫했지만, 멤버 탈퇴 등으로 앞날이 불안해진 그룹들도 있다.

음악시장의 분위기는 반전됐다. 일렉트로닉 장르 일색의 가요계에 복고와 감성, 힙합 등 다양한 음악들이 사랑받았고, OST도 음원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보였다.

◆조용필 건재 과시…이적-신승훈, 선배들의 반가운 귀환

2013년 반전 드라마의 중심에는 '가왕' 조용필이 있었다.

'가왕' 조용필은 올 봄 가요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10년 만에 낸 19집 '헬로'(Hello)가 가수 싸이와 로이킴, 쟁쟁한 아이돌 가수를 누르고 음원차트 1위에 올랐다. 조용필의 음반을 사기 위한 팬들의 행렬이 이어졌고, 30만장에 가까운 판매고를 올렸다.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고도 1위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아이돌 위주의 현 가요계에서 예상치 못한 '사건'이었다.

조용필의 '헬로' 열풍은 단순히 인기몰이가 아닌, 음악으로 세대 통합에 성공했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중장년층에게는 과거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부심을 안겨줬고, 기존 팬들이 아닌 10대와 20대들, 아이돌 스타들도 음원을 구입하며 전폭적 지지를 보냈다.

매일 수많은 음원이 쏟아지고 아이돌 위주의 천편일률적인 가요계에서 가왕 조용필은 도전 자체를 포기해버린 중견 가수들에게도 희망이 됐다. 디지털 음원시장의 한계에 한숨 쉬는 가수들에게 용기를 심어줬다.

조용필의 성공적 바통을 이어받아 '가요계 선배'들이 앞다퉈 의미있는 컴백을 했고, 건재를 알렸다.

이승철은 지난 6월 정규 11집 타이틀곡 '마이러브'를 발표, 오랜 시간 음원차트 상위권을 유지했으며, 신승훈은 4년 만에 세 번째 미니앨범 '그레이트 웨이브'를 들고 컴백해 주요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하는 등 성공적인 귀환을 알렸다. 이적은 정규5집 타이틀곡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로 쟁쟁한 후배들을 제치고 오랜 시간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으며, 7년 만에 출연한 음악프로그램 KBS2 '뮤직뱅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들은 풍성하고 완성도 높은 음반으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으며, 좋은 음악은 언제나 통한다는 불변의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엑소, 아이돌 세대교체 알렸다

2013 가요계는 엑소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엑소는 아이돌 그룹을 넘어 2013년 대중가요계 전반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끼쳤다.

엑소의 막강 파워는 음반 판매량에서 드러난다. 엑소의 정규 1집 'XOXO(Kiss&Hug)'로 9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으며, 꾸준한 판매량으로 밀리언셀러 등극을 앞두고 있다. 앨범판매량 100만장 돌파 기록은 김건모 7집, god 4집 등이 발표된 2001년 이후 전무했으며, 합법적인 온라인 음악시장이 등장한 2005년 이래 최초의 일이다. 겨울 스페셜 앨범 '12월의 기적'도 선주문량이 40만장을 넘어섰으며, 10만장이 넘게 팔렸다.

음원시장에 밀려 침체된 음반시장에 모처럼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점에서 엑소의 인기는 기존 아이돌과 또 달랐다. 엑소는 '팬덤'의 지표가 되는 음반시장 뿐만 아니라 음원시장까지 장악하며 2013년 가요계에 큰 영향력을 과시했다.

아이돌이 부진하던 가요계에서 '슈퍼 신인'이 탄생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사실 가요계는 지난 수 년간 대박신인 기근을 겪었으며, 위기감도 팽배했다. 지난해 '마마'로 데뷔한 엑소도 SM이라는 거대 기획사와 그 팬덤을 업고 야심찬 데뷔를 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올해 '늑대와 미녀' '으르렁'을 통해 단번에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아이돌의 인기를 되살린 동시에 아이돌의 세대 교체를 알렸다. 강렬한 후크와 칼군무에서 벗어나 12명이 어우러지는 개성적인 군무, 스토리텔링이 있는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에 독특한 가사 등으로 기존의 보이그룹들과 차별성을 내세우는 데 성공했다.

◆아이돌의 무한 변신…솔로-유닛 성적표는

올해는 아이돌의 무한 변신이 돋보였다. 팀으로 활동하면서 솔로로, 유닛으로 활동하는 아이돌이 유독 많았으며, 성적도 좋았다. 팀 색깔에 가려져 있던 자신만의 개성과 음악성을 표출하고, 활동 영역을 확장했다. 솔로로는 지드래곤과 씨엘, 효린, 선미 등이, 유닛으로는 트러블메이커와 씨스타19의 성적이 좋았다.

첫 솔로 월드투어를 마친 지드래곤은 정규2집 '쿠데타'로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였고, 음악성과 대중성을 고루 인정 받았다. '쿠데타'는 각종 음악프로그램과 음원, 음반차트를 석권했으며, 해외에서의 성적도 좋았다. 해외 매체들은 지드래곤을 '완벽한 케이팝 스타가 될 모든 것을 갖췄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2NE1의 씨엘과 씨스타의 효린도 솔로 활동으로 주가를 높였다. 씨엘은 지난 5월 발표한 '나쁜 기집애'로, 효린은 지난 11월 발표한 더블 타이틀곡 '너밖에 몰라'와 '론리'로 음원차트와 음악 프로그램 1위를 각각 휩쓸었다. 씨엘은 강한 카리스마로, 효린은 명실상부한 디바로 여성 가수 기근에 한줄기 빛이 됐다. 선미는 '24시간이 모자라'로 음원차트를 휩쓸었으며, 각종 패러디가 넘칠 정도로 화제성을 모으며 화려한 컴백을 알렸다.

아이돌 유닛 활동 중에서는 씨스타19와 트러블메이커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씨스타의 효린, 보라로 구성된 유닛 '씨스타19'는 지난 1월 '있다 없으니까'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으며, 엠넷닷컴에서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음원 1위를 차지했다. 트러블메이커는 '내일은 없어'로 컴백, 기존 아이돌에게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콘셉트와 섹시 퍼포먼스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힙합-OST, 음원차트 조용한 강자

아이돌 그룹 위주의 가요계에 변화가 일면서 가장 큰 변화는 다양한 장르의 인기였다. 일렉트로닉 장르의 인기도 여전했지만 힙합과 밴드, 복고 등 다양한 키워드가 떴다.

무엇보다 힙합이 뜨거웠던 2013년이었다. 힙합 아티스트들은 물론, 힙합과 타 장르 뮤지션의 콜라보레이션, 기존 아이돌의 힙합 장르 시도 등이 눈길을 끌었다. '힙합 디스전'이 큰 화제가 되고 표절 시비는 아팠지만, 힙합 뮤지션들은 음원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좀 더 대중들과 가까워졌다.

배치기의 '눈물 샤워'는 힙합 열풍의 스타트를 끊은 노래로,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성적을 종합한 가온차트 디지털종합 차트에서 2위에 올랐을 정도로, 소리 없이 강한 노래였다. 리쌍과 다이나믹 듀오, 버벌진트, 산이 등도 올 한 해 많은 사랑을 받은 힙합 뮤지션이었다.

드라마 O.S.T가 드라마 인기를 타고 음원차트에서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인기리에 방영되면서 음악팬들의 향수를 자극했고, 음원차트를 강타했다. 성시경이 리메이크한 서태지와 아이들의 '너에게'를 필두로 하이니의 '가질 수 없는 너'와 김예림의 '행복한 나를', 디아의 '날 위한 이별' 등이 인기를 얻었다.

이밖에도 '상속자들'의 OST 중 2AM 창민이 부른 '모먼트', 박정현의 '마음으로만', 에일리가 부른 '비밀' OST '눈물이 맘을 훔쳐서', KBS2 '미래의 선택' 속 박효신의 '잇츠 유', SBS '주군의 태양' 속 윤미래의 '터치 러브', MBC '구가의서' 속 수지의 '잊지말아요' 등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걸그룹, 올해도 핫했다

걸그룹은 올해도 핫했다. 남성그룹보다 팬덤은 취약하지만 대중성의 척도라 할 수 있는 음원차트에서는 여전히 성적이 좋았다.

올 초 컴백한 소녀시대를 필두로 씨스타, 2NE1, 포미닛, 에프엑스, 미쓰에이 등 '걸그룹 강호' 등이 그 존재감을 과시했다. 크레용팝이 '빠빠빠'로 깜짝 스타로 등극한 가운데 걸스데이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다만 눈길을 끌만한 신인 걸그룹들은 적었으며, 소위 '대박'이라 불릴 만한 곡도 상대적으로 적었고, 예전만한 인기를 보여주지 못한 걸그룹도 많았다.

소녀시대는 지난 1월 발매한 정규 4집 타이틀곡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로 국내 음원차트와 음악방송을 장악하며 최정상 걸그룹으로의 면모를 과시했다. 또한 올해 처음으로 생긴 시상식 '유튜브 뮤직 어워드'에서 저스틴 비버와 레이디 가가를 제치고 '올해의 뮤직비디오'에 오르면서 외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씨스타는 올 한해 활동한 걸그룹 중 최고의 성적을 냈다. 씨스타의 정규2집 타이틀곡 '기브 잇 투 미(Give It To Me)'로 인기를 과시한 것은 물론 유닛인 씨스타19의 '있다 없으니까', 효린의 '너밖에 몰라', 소유가 매드클라운과 콜라보레이션한 '착해빠졌어' 등 내는 곡마다 히트를 기록하며 남부럽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2NE1은 'Do You Love Me'와 'Falling in Love', '그리워해요' 등 세 곡을 연달아 히트시켰다. 걸스데이는 '기대해'와 '여자대통령', 포미닛은 '이름이 뭐예요', 미쓰에이는 '허쉬'로 사랑 받았다.

깜짝 인기를 얻은 크레용팝도 있었다. 크레용팝은 '빠빠빠'가 음원차트에서 역주행을 시작하면서 결국에는 1위까지 차지했고, 음악방송 1위 후보에도 올랐다. 멤버들이 엇갈리게 점프하는 '직렬 5기통춤'은 동료 가수들이 따라하고 각종 방송에서도 패러디했다. 다만 의상 표절과 노래 표절 시비 등이 얼룩지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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