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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골 기성용, 무리뉴의 경계심을 절망으로 바꿨다


리그컵 8강 첼시전에서 연장 결승골, 선덜랜드에 희망 안겨

[이성필기자] 아주 인상적이면서 여러모로 효과 만점의 골이었다.

기성용(24, 선덜랜드)이 강호 첼시를 무너뜨리는 천금의 결승골을 터뜨렸다. 기성용은 18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선덜랜드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2013~2014 캐티탈원컵 첼시와 8강전에서 1-1이던 연장 후반 14분 결승골을 넣으며 팀의 2-1 승리에 주인공이 됐다.

선발에서 빠져 벤치에 대기하고 있던 기성용은 후반 16분 크레이그 가드너를 대신해 교체로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최근 공격적으로 전진 배치됐던 기성용은 이날도 마찬가지로 리 캐터몰과 호흡을 맞춰 중원 장악에 집중했다.

선덜랜드 거스 포옛 감독은 역할이 겹치는 기성용과 리 캐터몰을 살리기 위해 고민했다. 캐터몰을 수비에 전념하게 하고 기성용의 공격 재능을 살리는 방법을 택했는데 지난 15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날 첼시를 상대로 기성용에 활용법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첼시의 주제 무리뉴 감독은 특별히 기성용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기성용이 선덜랜의 공격 전개에서 매우 중요한 선수다. 철저한 압박을 통해 창의적인 플레이를 차단하겠다"라며 경계심을 표출한 바 있다.

그런 무리뉴 감독의 첼시를 상대로 기성용은 수비진을 무너뜨리며 시원한 결승골을 넣었다. 전조는 있었다. 1-1이던 연장 전반 6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날린 슈팅, 9분 헤딩 슈팅 등으로 공격력을 과시했다. 이후 후반 14분 파비오 보리니가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흘린 볼을 잡은 기성용은 수비수 두 명을 앞에 두고 중앙으로 이동해 오른발 슛으로 첼시 골망을 갈랐다.

선덜랜드를 4강에 올려놓은 골이었고, 기성용에게도 의미있는 골이었다. 스코틀랜드 셀틱 시절이던 2011년 스코티쉬컵 결승에서 마더웰을 상대로 기성용은 선제 결승골을 넣으며 팀에 우승컵을 선사했다. 이후 기성용의 주전은 확고하게 굳어졌다. 지난 시즌 스완지시티에서도 리그컵 결승에서 중앙 수비수로 변신해 브래드포드를 상대로 5-0 승리를 이끌었다. 스완지시티가 1912년 창단한 뒤 첫 우승이었다.

올 9월 스완지시티에서 선덜랜드도 임대된 기성용은 그 동안 공격포인트 없이 시즌을 보냈다. 포옛 감독이 기성용을 중용하고 있지만 자신의 존재감을 더욱 드러낼 강력한 한 방이 필요했다. 그런데 이날 첼시전 결승골로 가치를 증명하면서 완전 이적을 바라는 포옛 감독의 속을 더욱 타들어가게 했다.

선덜랜드는 첼시전 뒤 공식 SNS를 통해 기성용을 '키플레이어(kiplayer)'라고 표현했다. 'kiplayer'는 기성용의 성인 'Ki'와 '키플레이어(key player)'를 절묘하게 합성한 단어다. 선덜랜드가 기성용을 얼마나 애지중지 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정규리그에서 2승밖에 못올리고 최하위로 밀려나 있는 선덜랜드에 리그컵 4강행을 만들어준 기성용의 골은 엄청난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전술적인 변화의 성공으로 첼시를 상대로 승리하며 팀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박싱데이를 앞두고 있는 선덜랜드는 노리치시티-에버턴-카디프시티로 이어지는 3연전에서 승수를 챙길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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