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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결산]김신욱-이명주 '와~', 이천수-정성룡 '우~'


뜨는 해, 지는 별…업 다운 스타

[이성필기자] 올 시즌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김신욱(25, 울산 현대)이 눈에 띈다. 극명한 희비를 모두 맛본 김신욱에게는 그야말로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는 한 해였다.

김신욱은 올 시즌 2009년 울산 입단 후 가장 많은 공격포인트(19골 6도움)를 기록했다. 최고의 시즌을 보냈지만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었다. 데얀(FC서울)과 19골로 동률을 이뤘지만 출전 경기수가 많아 득점왕을 놓쳤고, 눈앞까지 다가왔던 우승도 포항 스틸러스와 최종전에 자신이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가운데 팀이 패배해 날아가 버렸다.

김신욱 '펄펄', 이명주 2년차 징크스 날려

그래도 김신욱은 시즌을 마감하면서 아쉬움을 달랠 수는 있었다.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최수우선수(MVP)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베스트11 공격수 부문에도 이름을 올리는 등 상복이 터졌다.

국가대표에서도 김신욱은 반전을 거듭했다. 최강희호에서는 196㎝의 장신을 이용해 헤딩밖에 할 줄 모른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K리그에서 발로도 골을 곧잘 넣는 공격수였지만 대표팀에서 생긴 편견은 그를 힘들게 했다. 홍명보호에서도 7월 동아시안컵까지 반쪽 선수로 평가 받다가 자기 혁신에 성공, 11월 러시아-스위스 2연전에서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는 플레이로 우뚝 일어섰다. 김신욱에게는 2014 브라질월드컵 대표팀 최고의 공격 옵션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지난해 신인왕 이명주(23, 포항 스틸러스)는 보란 듯 2년차 징크스를 지웠다.

이명주는 중앙 미드필더로 이번 시즌 국내 선수로만 구성된 포항 '쇄국축구'의 엔진이었다. 34경기에서 7골 4도움을 기록하며 포항의 극적인 우승에 힘을 보탰다. 대부분의 공격포인트가 승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것이라 가치도 높았다.

포항은 신진호가 여름 이적 시장에서 카타르SC로 1년 임대됐다. 중원이 헐거워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다. 이명주는 왕성한 활동량으로 위기를 극복하며 포항을 바로세웠다. 이후 최강희 감독이 이끌던 축구대표팀에 승선해 6월 우즈베키스탄과의 월드컵 최종예선에 나서 눈에 띄는 활약으로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고무열(23, 포항 스틸러스)도 즐거운 한 시즌을 보냈다. 황선홍 감독의 현역 시절 등번호인 18번을 받은 고무열은 측면의 한 축으로 당당히 성장했다. 대표팀에도 부름을 받는 등 기쁨의 시간을 보냈다. 이 외에도 챌린지(2부리그)의 별로 올라서 부활을 알린 이근호(28, 상주 상무)도 뜻깊은 한 해를 보냈다.

과감한 은퇴 김상식, '폭행' 이천수, '경기력 논란' 정성룡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존재감은 여전한 이도 있다. 전북 현대의 플레잉코치였던 '식사마' 김상식(37)은 은퇴하며 지도자로 변신했다. 카드 수집가라는 수식어처럼 거친 파울을 자주 보여주기는 했지만 그만큼 지능적인 움직임으로 상대를 당황하게 하는 진국같은 플레이어였다.

김상식은 말을 잘하는 선수로도 꼽힌다. 상대가 도발하면 유머를 섞어가며 조용하게 받아칠 줄 안다. 쇼맨십까지 갖춘 노련한 선수였다. "김상식처럼 지능적인 선수가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은퇴 시키기 싫었다"라는 최강희 감독의 말처럼 여우같은 미드필더였다.

'풍운아' 이천수(32, 인천 유나이티드)는 또 다시 문제를 일으켜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지난 10월 인천의 한 술집에서 손님과 폭행시비가 일자 부인을 보호하려 했다는 변명으로 동정론을 유발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일부 거짓말로 드러났다. 힘겨운 과정을 거쳐 K리그로 복귀한 그에 대해 동정론이 잠시 일기도 했지만 비판 여론이 훨씬 컸다.

결국, 인천 구단으로부터 잔여 시즌 경기 출전 정지, 벌금 2천만원, 사회 봉사 명령 100시간, 자필 반성문 작성 등의 징계를 받았다. 이천수는 아프리카 케냐로 봉사 활동을 떠나는 등 자숙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최근 한국을 대표하는 골키퍼로 군림해온 정성룡(28, 수원 삼성)은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연이은 실수로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등 어려운 해를 보냈다. 안정감 있는 방어로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이운재를 밀어내고 대표팀 주전 수문장으로 올라섰지만 이후 정체에 빠졌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 후에는 연이은 실수로 감당할 수 없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 11월 러시아와의 평가전에서 낮게 문전으로 연결된 가로지르기를 방어하려다 볼을 놓쳤고 실점을 허용했다. 바로 직전 K리그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도 볼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실점해 우려를 낳은 뒤라 대표팀 경기에서의 실수가 더 커보였다.

후배 김승규(23, 울산 현대)가 거침없는 선방으로 1인자 자리를 위협하면서 정성룡의 부담은 더 커졌다. 정성룡은 머리를 짧게 자르고 "내년 6월까지 지켜봐달라"라며 굳은 각오를 밝혔지만 흔들리는 그에 대한 의문부호는 여전히 따라붙어 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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