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4년 만에 성사된 '코리안 더비'에서 기성용(24, 선덜랜드)이나 김보경(24, 카디프시티) 모두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선덜랜드와 카디프시티는 29일(한국시간) 영국 웨일스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201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에서 2-2로 비겼다. 선덜랜드가 1-2로 밀리던 후반 추가시간 잭 콜백의 극적인 골로 패배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날 기성용과 김보경은 나란히 선발로 나섰다. 프리미어리그에서 한국인 간 선발 맞대결은 지난 2009년 12월 박지성(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조원희(당시 위건 애슬레틱) 이후 4년 만이다. 지난해 1월 박지성과 박주영(아스널)이 겨루기는 했지만 모두 교체 선수였다.
카디프는 최근 6경기에서 2골 밖에 넣지 못해 골이 필요했다. 빈센트 탄 구단주와 갈등을 빚었던 말키 멕케이 감독이 경질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선덜랜드전 승리가 필요했다. 그래서 지난 4경기 동안 벤치 멤버로 시작했던 김보경이 선발로 출전한 것은 큰 의미였다.
김보경은 미드필드 전 포지션을 오가며 왕성하게 움직였다. 상대와의 몸싸움은 기본이요 신경전까지 벌이는 등 승리욕을 과시했다. 전반 13분 코너킥 상황에서 안드레아 도세나와 치열한 몸싸움으로 주심에게 불려가 주의를 받았던 장면은 흥미로웠다. 또, 기성용을 앞에 두고 시도한 왼발 중거리 슈팅은 인상적이었다.
선덜랜드 수비진 사이로 파고드는 김보경의 노련한 움직임은 계속됐다. 15분 역습 과정에서 프레이저 캠벨에게 절묘한 패스를 연결해 단독 기회를 제공하는 등 그만의 재치를 보여줬다.
후반에도 김보경은 볼 배급 등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공교롭게도 김보경이 후반 33분 교체된 뒤 카디프의 축이 무너졌다. 2-0으로 앞서가던 상황이라 더 아쉬웠다.
카디프를 무너뜨린데는 경기 내내 수비라인과 경합을 벌였던 기성용의 움직임이 있었다. 기성용은 18라운드 에버턴전에서 리그 데뷔골을 넣는 등 상승세였다. 특히 공격적으로 전진 배치된 뒤 재미를 보고 있다.
이날도 기성용은 공격에 적극 가담하며 전반 31분 수비수 세 명을 앞에 두고 왼발로 슈팅을 하는 등 공격 의지를 보여줬다.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골려 연결되지 않았지만 인상적이었다.
물론 슈팅보다는 공수 조율이 더 돋보였다. 이날 패스 성공률이 무려 95%였다. 에버턴전에서 100%의 패스 성공률을 보였던 것과 비교해도 손색없었다. 전진 패스도 32번 시도해 두 번만 실패할 정도로 공격적이었다.
0-2로 끌려가던 후반 38분 플레처의 만회골도 기성용의 발에서 시작됐다. 기성용의 패스를 에마누엘레 자케리가 가로지르기를 했고 플레처가 마무리했다. 추가시간 콜백의 골에도 기성용에서 시작해 발렌틴 호베르제를 거쳐오는 등 공격의 시작점이었다.
영국의 스카이스포츠는 김보경에게 평점 7점, 기성용에게 6점을 부여했다. 김보경에 대한 평가가 인상적이었다. '선덜랜드가 김보경을 방어하느라 종종 진땀을 흘렸다'라고 평했다. 기성용에 대해서는 '오늘은 조용했다'라며 수비보다 공격력이 다소 아쉬웠다는 평가를 내렸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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