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2014년 영화계에 묵직한 사극 작품들이 몰려온다. CJ엔터테인먼트와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미디어플렉스와 NEW 등 주요 배급사들은 각자 스케일과 캐스팅 모두 쟁쟁한 영화들을 내놔 스크린을 빛낼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부터 한국 근현대사까지, 시대적 배경도 다양하다. 왕이나 장군 등 실존 인물들을 모티브로 한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역사의 기록 속에 또렷이 남아있지 않은 원형을 극화, 재창조한 이야기들도 기대를 모은다.
'역린'부터 '협녀'까지…롯데, 사극 라인업 '빵빵'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올해 대작 사극만 세 편을 선보인다.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시대극 역시 투자배급한다. 한결같이 제작 단계부터 기대를 모아온 작품들이다.
배우 현빈의 군 제대 후 복귀작인 '역린'은 그 중에도 가장 시선을 끌 법한 작품. 톱스타로 군림하던 현빈이 스크린으로 돌아오는 컴백작인 동시에 그가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드라마 PD로 활약한 이재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조선의 왕 정조을 주인공으로, 그를 둘러싼 암살 음모를 그린다. 정재영·조재현·정은채·조정석 등이 출연한다.
KBS 2TV 드라마 '상어'의 손예진과 김남길이 다시 만난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하 해적)'은 해적이라는 새로운 소재로 시선을 붙든다. 영화는 조선의 옥새를 삼켜버린 귀신 고래를 잡기 위해 바다로 내려온 산적 장사정(김남길 분)이 여자 해석 여월(손예진 분)과 함께 바다를 누비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는 여름 개봉 예정이다.
영화 '내 마음의 풍금' 이후 14년 만에 다시 만난 이병헌과 전도연은 '협녀:칼의 기억(이하 협녀)'을 통해 관객을 만난다. 박흥식 감독의 '협녀'는 고려말을 배경으로 한 무협 멜로 영화다. 눈 먼 자객 설랑(전도연 분)과 그의 손에서 자객으로 자란 여인 설희(김고은 분), 이들에게 복수의 대상인 덕기(이병헌 분)를 주인공으로 한다.
롯데가 선보일 세 편의 대작 사극에 설경구와 박해일이 출연을 결정한 시대극 '나의 독재자'까지 더하면 어느 배급사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을 라인업이 완성된다. '나의 독재자'는 1970년대를 배경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가상의 김일성 역할을 맡게 된 무영 연극배우와 아들의 이야기다.
쇼박스, 하정우·강동원의 '군도'·하지원의 '조선미녀삼총사'
쇼박스미디어플렉스는 지난 2013년 '관상'이 900만 관객을 모으며 사극 흥행의 재미를 톡톡히 봤다. 올해에도 개성 또렷한 사극 영화들을 선보인다.
'군도:민란의 시대(이하 군도)'는 '용서받지 못한 자' '비스티보이즈'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로 최고의 호흡을 자랑해 온 윤종빈 감독과 배우 하정우의 재회라는 사실만으로도 기대감을 높인다. 여기에 군 제대 후 '군도'로 복귀하는 강동원을 보는 재미 역시 더해질 예정.
영화는 조선 후기, 탐관오리들이 판치는 세상을 향한 도적들의 통쾌한 액션 활극을 그린다. 하정우와 강동원 외에도 조진웅·이경영·마동석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군도'가 쇼박스의 오랜 기대작이었던 만큼 '관상'을 잇는 사극 흥행 기록을 낼 수 있을지 스코어에도 관심이 쏠린다.
코미디 영화 '조선미녀삼총사'는 두어 차례 개봉 연기를 겪은 뒤 오는 설 개봉을 확정했다.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활약해 온 인기 배우 하지원을 비롯해 강예원과 가인이 출연하는 이 영화는 조선 팔도 최고의 현상금 사냥꾼 세 명을 주인공으로 한다. 현상금이 아닌 조선의 운명을 위해 고군분투하게 된 세 '미녀삼총사'의 이야기다. 박제현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흥행 촉 남다른 NEW, 송승헌 '인간중독'·하정우 '허삼관매혈기'
지난 2013년 천만영화 '7번방의 선물'부터 '신세계' '몽타주' '숨바꼭질' '감시자들' '변호인'까지 쉴 틈 없는 흥행 열풍을 기록한 배급사 NEW의 사극 라인업도 주목할 만하다. 송승헌과 조여정이 주연하는 격정 멜로 '인간중독'과 더불어 하정우가 주연과 연출을 모두 맡는 '허삼관매혈기'를 선보인다.
상반기 개봉할 김대우 감독의 신작 '인간중독'은 베트남전이 막바지로 치달아가던 1969년을 배경으로 한다. 엄격한 위계질서와 상하관계로 맺어진 군 관사 안에서 벌어지는 남녀의 비밀스럽고 파격적인 사랑이야기를 그린다.
베트남 전쟁을 거치면서 신임을 받은 대령 김진평 역할은 송승헌이, 그의 아내이자 마음 속에 품어둔 욕망을 숨기고 오직 남편을 위해 헌신하는 여인 이숙진 역할에는 조여정이 캐스팅됐다. 조여정은 김대우 감독과 '방자전'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을 선보인다.
부하의 아내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김진평과 금기된 사랑에 빠져드는 여인 종가흔 역할에는 신인 배우 임지연이, 김진평의 부하이자 종가흔의 남편 경우진 역할에는 온주완이 캐스팅 됐다. 김진평과 베트남전에 함께 참전했으나, 현재는 군인의 신분을 버리고 작은 음악감상실을 운영하는 임사장 역할에는 유해진이 캐스팅됐다.
하정우가 메가폰을 잡는 '허삼관매혈기'는 중국의 유명 작가 위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피를 팔아 가족을 지키는 한 가장의 이야기로, 이를 어떻게 한국적으로 재해석할 것인지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 영화는 하정우가 주연 역에 확정된 상태며 다른 배역의 캐스팅을 진행 중이다.
CJ, 대작 '명량'과 윤제균·황정민 '국제시장'
CJ엔터테인먼트 역시 굵직한 영화들을 내놓는다. 김한민 감독의 '명량:회오리바다(이하 명량)'가 가장 눈에 띄는 라인업이다. 충무공 이순신의 명량해전을 그린 이 영화는 최민식과 류승룡·조진웅·진구·이정현 등 무게감이 느껴지는 캐스팅을 자랑한다.
최민식이 이순신 역을, 류승룡이 구루지마 역을 맡았다. 연기력으론 이견이 없을 두 배우가 중심을 잡은 셈이다. 해상전을 스크린에 담아 낼 김한민 감독의 영화적 감각은 전작 '최종병기 활'로 입증된 바 있으니, 관객들의 보는 재미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은 CJ엔터테인먼트와 함께 배우 황정민을 주연으로 한 영화 '국제시장'을 선보인다. 영화에는 세계적 발판에서 활약 중인 배우 김윤진과 '7번방의 선물' '변호인' 등으로 지난 2013년 흥행의 맛을 본 오달수 역시 출연한다.
영화는 6.25 전쟁 이후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현대사를 관통하며 살아온 사람들의 일대기를 그린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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