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부산 KT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갈수록 심해지는 3점슛과 골밑의 양극화 때문이다.
KT는 새해 첫 날이던 1일 열린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89-86으로 승리했다. 5연패에서 벗어난 귀중한 승리였다. 이날 승리로 KT는 15승14패를 기록, 5할 승률을 지켜내며 단독 4위가 됐다.
장기인 3점슛이 KT를 연패에서 구해냈다. 시종일관 전자랜드에게 끌려가던 KT는 4쿼터에서만 3점슛 5개를 집중시키며 따라잡아 승부를 연장으로 이끌었다. 77-80으로 뒤지던 종료 10여초 전 조성민이 성공시킨 동점 3점슛이 압권이었다.
이날 KT는 총 22개의 3점슛을 시도해 10개를 성공시키는 무서운 성공률(45.4%)을 보여줬다. 성공률만 높았던 것이 아니라 적시에 터진 타이밍도 기가 막혔다. 4쿼터 마지막 10점 가운데 9점을 3점슛으로 만들어낸 것. 리바운드 수에서 30-38로 전자랜드에 열세를 보였음에도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다.
1일 전자랜드전은 올 시즌 KT의 팀 컬러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경기다. KT는 1일 현재 팀 3점슛(평균 8개), 3점슛 성공률(40.66%) 공히 1위를 달리고 있다. 3점슛은 KT의 공격 옵션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리바운드는 경기당 평균 30.5개로 10개 구단 중 꼴찌로 처져 있다.
골밑을 지배하는 팀이 경기를 지배한다는 말은 농구에서 진리에 가깝다. 골대와 가까이에서 던질수록 슛 성공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강팀이 되려면 골밑이 강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리바운드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KT가 중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다. 3점슛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빼고는 설명할 수 없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KT의 3점슛이 위력을 발휘할 지는 알 수 없다. 그것이 바로 KT가 갖고 있는 한계다. 아직까지는 버티고 있지만 허약한 골밑에 대한 대비책이 없다면 언제든 하위권으로 미끄러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최근 5연패를 당하는 과정에서도 상대 팀에게 골밑을 쉽사리 공략당했던 장면이 많이 나왔다.
최근에는 설상가상으로 오리온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온 랜스 골번이 손가락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당분간 아이라 클라크 혼자서 한 경기를 전부 책임져야 한다. 클라크는 올해로 한국 나이 마흔이 된 노장. 홀로 40분을 버티기에는 체력적으로 무리가 따른다. KT는 골번의 대체 선수를 물색 중이다.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전태풍과 기존 선수들 간의 시너지 효과도 아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여전히 KT의 믿는 구석은 3점슛 뿐이다. 조성민, 김우람, 오용준에 전태풍까지 가세한 KT의 외곽은 10개 구단 중 최강이다. 거꾸로 말해 골밑만 보강돼 외곽과 조화를 이룬다면 KT만큼 무서운 팀도 없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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