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남자 프로배구 '신생팀' 러시앤캐시가 마침내 최하위 자리에서 벗어났다. 러시앤캐시는 2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이겼다.
러시앤캐시는 이날 승리로 4승 12패가 됐다. 승점 15가 된 러시앤캐시는 2점 차로 한국전력을 제쳤다. 한국전력을 7위로 떨어뜨리고 한 계단 올라섰다.
이날 경기가 종료되는 순간 러시앤캐시 선수들은 코트 안에서 서로 얼싸안고 환호했다. 웜업존에서 동료들과 함께 마지막 4세트를 지켜보던 주장 김홍정도 팀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두 팔을 번쩍 치켜들었다.
김홍정은 "솔직히 부담이 컸던 경기"라고 했다. 한국전력은 외국인선수 밀로스 쿨라피치(몬테네그로)가 이날 코트에 나오지 않았다. 왼쪽 다리 대퇴부 근육을 다쳐 관중석에 앉아 경기를 지켜봤다.
김홍정은 "그래서 경기 전 나나 선수들 모두 좀 더 긴장을 했었다"고 전했다. 상대의 전력이 완전하지 않은데도 이기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어쨌든 러시앤캐시는 한국전력을 잡았다. 이날 승리는 여러모로 의미가 있었다.
러시앤캐시 김세진 감독은 "최하위를 벗어난 것보다 원정 첫 승에 더 의미를 두고 싶다"고 했다. 러시앤캐시는 그 전까지 거둔 3승을 모두 안방인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올렸다. 한국전력을 상대로는 지난 2라운드 이후 2연승을 거뒀다. 1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상대에게 먼저 내주고도 내리 세트를 따내며 첫 역전승의 기쁨도 누렸다.
김홍정은 "아무래도 계속 경기를 치르다보니 선수들도 조금씩 경험이 쌓이고 있다"며 "그런 이유 때문에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후배들이 잘 뛴 경기였고 정말 고맙다"고 덧붙였다.
김홍정은 신인 김규민과 함께 올 시즌 팀의 주전 센터로 뛰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는 활약도가 조금 처졌다. 1, 2세트에만 선발로 나와 1점에 그쳤다. 하지만 그는 주장을 맡아 젊은 선수들 위주로 구성된 팀에서 구심점 노릇을 하고 있다.
김홍정은 지난 시즌까지 챔피언팀 멤버였다.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백업 역할이었지만 원포인트 블로커나 서버로 코트에 투입돼 분위기 반전용 카드로 활약했다. 신생팀 창단이 발표된 뒤 보호선수 8인 외 특별지명을 받고 러시앤캐시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다.
그는 경북사대부고와 경희대를 거쳐 2009-10시즌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했으나 정식 지명을 받지 못했다. 수련선수로 삼성화재에 입단했다. 어려운 과정을 겪으면서도 묵묵히 노력한 김홍정은 정식선수로 계약을 다시 맺었다. 이 때가 자신의 배구인생에서 터닝포인트 제1막이 됐다.
그리고 신생팀 러시앤캐시에서 제2막을 맞고 있다. 김세진 감독과 삼성화재에서 은퇴한 뒤 팀에 합류한 석진욱 수석코치는 주저 없이 주장으로 김홍정을 선택했다. 김홍정은 지난 시즌까지 4년 동안 석 코치와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다.
바로 옆에서 함께 운동을 해왔기 때문에 석 코치를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뜻을 누구보다 선수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이런 이유 때문에 김홍정에게 주장 자리를 맡겼다. 김홍정은 "이민규, 송명근, 송희채 등 젊은 선수들이 많은 게 아무래도 우리 팀이 가진 장점이 아니겠냐"며 "시즌 일정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데 더 재미가 있어질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기대 승수는 3승"이라고 했었다. 벌써 목표 승수는 뛰어 넘었다. 그래서인지 김 감독은 기존 구단을 상대로 한 번씩 승리를 거두는 것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러시앤캐시는 LIG 손해보험, 우리카드, 한국전력(2승)을 상대로 4승을 챙겼다. 상대하는 6개팀 가운데 절반을 이겨봤다. 전 구단 승리까지 이제 세 팀 남았다. 오는 7일 열리는 대한항공과 맞대결이 벌써부터 많은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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