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영화 '변호인'의 관객수가 1천만 명을 넘어섰다. 이 영화로 연출에 도전한 양우석 감독은 첫 번째 작품으로 천만 영화의 타이틀을 쥐게 됐다. 베테랑 배우 송강호와 오달수는 각각 2·3번째 1천만 관객의 기록을 세웠고 임시완은 아이돌 출신 배우들 중 최고 흥행작을 냈다.
19일 1천만 명(이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의 관객을 넘어선 '변호인'은 지난 2013년 12월19일 공식 개봉 32일 만, 전야 개봉 33일 만에 1천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았다. 배급사 NEW의 집계로는 지난 18일 저녁 1천만 관객을 넘어섰다.
이로써 '변호인'은 한국 영화 중 아홉 번째,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는 외화 '아바타'(2009)를 포함하면 열 번째로 천만 영화의 타이틀을 달게 됐다. '실미도'(2003) ·'태극기 휘날리며'(2004)·'왕의 남자'(2005)·'괴물'(2006)·'해운대'(2009)·'아바타'(2009)·'도둑들'(2012)·'광해, 왕이 된 남자'(2012)·'7번방의 선물'(2013)의 뒤를 이었다.
'변호인'은 흥행 속도에서 '7번방의 선물'과 타이 기록(32일)을 세웠다. 두 영화와 마찬가지로 겨울에 개봉한 '아바타'보다 일주일 빠른 기록이다. 여름 극장가에 선보인 '괴물'이 21일, '도둑들'이 22일 만에 1천만 관객수에 도달한 바 있다.
영화를 연출한 양우석 감독은 첫 번째 연출작으로 놀라운 흥행 성과를 이뤄냈다. 인기 웹툰 '스틸레인'의 작가이기도 한 그는 약 10년 간 충무로에 발을 담그고 있던 인물이지만 연출에 도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데뷔작으로 1천만 명 이상의 스코어를 기록한 것은 양우석 감독이 최초다.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는 충무로의 흥행 감독으로 손꼽히는 강우석 감독과 강제규 감독이 연출한 바 있다. '왕의 남자'는 사극 코미디 '황산벌'로 호응을 얻은 이준익 감독의 차기작이었고 '해운대' 역시 '두사부일체' '색즉시공' 등을 선보였던 윤제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도둑들'은 케이퍼 무비로 사랑받아 온 최동훈 감독이, '7번방의 선물'은 '챔프' '각설탕' 등을 연출한 이환경 감독이 연출했다. '광해, 왕이 된 남자'는 '그대를 사랑합니다' '사랑을 놓치다'의 추창민 감독 연출작이다.
주연 배우 송강호에게 '변호인'은 두 번째 천만 영화다. 지난 2006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괴물'로 뜨거운 흥행의 맛을 본 바 있다. 지난 2013년 개봉한 영화 세 편을 내리 흥행시키며 송강호는 명실공히 충무로 최고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관상'과 '설국열차' 역시 나란히 9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았다.
앞서 배우 설경구가 '실미도' '해운대'로, 김인권이 '해운대' '광해, 왕이 된 남자'로, 류승룡이 '광해, 왕이 된 남자' '7번방의 선물'로 두 편의 천만 영화에 출연했다. '왕의 남자'와 '7번방의 선물'의 정진영도 각 영화에서 1천만 관객을 모았다.
오달수는 지난 2012년 영화 '도둑들'과 지난 2013년 '7번방의 선물'로 각 1천만 명 이상을 동원했다. '변호인'은 그의 세 번째 천만 영화다. 극 중 괴물의 목소리를 연기한 '괴물'까지 합산하면 무려 네 편의 영화를 천만 영화 명예의 전당에 올려놨다.
극 중 고문 연기를 소화하며 무리 없는 연기로 호평을 얻은 임시완은 아이돌 출신 배우 중 최초로 천만 배우가 됐다. 아이돌 그룹 제국의 아이들 멤버인 임시완은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 KBS 2TV 드라마 '적도의 남자' '드라마 스페셜-연애를 기대해' 등으로 연기력을 쌓아 왔다.
역대 1천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은 한국 영화들 사이에는 큰 줄기의 공통점이 엿보인다. 권력에 맞서게 된 개인의 이야기가 각 영화들의 서사를 관통한다는 것. 권력과 갈등보다는 개인들의 욕망 충돌에 주목한 '도둑들'이 예외에 해당할 법하다.
'변호인'의 메시지 역시 다른 천만 영화들의 경향에 맞닿아 있다. 영화는 1980년대 초 부산을 배경으로 돈 없고, 빽 없고, 가방끈도 짧은 세무 변호사 송우석(송강호 분)의 이야기다. 용공 조작 사건인 부림 사건을 토대로 송우석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다섯 번의 공판을 그린다. 송우석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델로 한 인물이다.
돈만을 좇던 세무변호사 송우석은 단골 국밥집 주인의 아들 진우(임시완 분)가 부림 사건에 휘말리며 억울한 상황에 처하자 그의 변호인으로 나선다. 색깔 정치에 편승한 공권력, 양심의 빛을 잃은 법정에 맞서 송우석은 치열하게 싸운다. 영화의 시선은 정의와 상식에서 출발, 당대를 뜨겁게 달궜던 민주화 투쟁의 현장에도 미친다. 이와 관련, 영화의 흥행을 2014년 현재 어수선한 시국과 연관지어 보는 분석들도 등장했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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