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유망주의 보고(寶庫) NC 다이노스에 아직 진흙 속에 파묻혀 있는 진주가 하나 있다. 지난해 신인들 가운데 최고 계약금인 6억원을 받고 전체 1순위로 지명돼 입단한 우완 강속구 투수 윤형배(20)다.
큰 기대 속에 입단했지만 지난해 그는 팀의 1군 데뷔 시즌에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거듭되는 부상으로 재활에 전념해야 했기 때문이다. 어깨 통증으로 재활군에서 시즌을 시작한 뒤 1군 합류를 눈 앞에 둔 시점에서는 2군 경기 중 타구에 맞아 왼손목 골절상을 입었다. 그렇게 윤형배는 2013년을 허무하게 날려보냈다.
2군 성적도 변변치 못했다. 지난해 윤형배는 2군 7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1패2홀드만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도 4.30(14.2이닝 7자책)으로 높은 편이었다. 어깨 통증으로 인해 전체적인 밸런스가 무너지자 고교시절 보여줬던 싱싱한 구위가 실종됐다.
NC 김경문 감독은 윤형배에게 기대가 많았다. 시즌 전에는 마무리 후보로까지 생각하고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부상 탓에 기대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자 "더 독하게 마음을 먹어야 한다"며 채찍질을 가하기도 했다.
시즌 종료 후 윤형배는 마산구장에서 치러진 마무리캠프에 합류해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아직은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지만 NC 코칭스태프는 여전히 윤형배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번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얼마나 구위를 회복하느냐가 윤형배에게 주어진 과제다.
윤형배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수준급으로 구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몸상태만 정상으로 돌아온다면 NC 마운드에 큰 힘이 될 선수다. 지난해 윤형배가 끝내 1군 마운드를 밟지 못했던 것도 완벽한 몸상태로 올 시즌을 치르게 하기 위한 NC 코칭스태프의 결정이었다.
물론 윤형배에게 1군 한 자리가 보장된 것은 아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만 1군 마운드에 오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올 시즌 NC의 마운드는 지난해에 비해 경쟁이 치열할 전망. 1군 마운드를 보장해주는 것은 6억원의 계약금도, 신인 드래프트 지명 순서도 아니다. 오로지 마운드에서 보여주는 실력 뿐이다.
일단 외국인 투수 3명과 이재학은 선발 로테이션 진입이 사실상 확정이다. 지난해 성장세를 보인 젊은 투수들로는 이민호, 노성호, 이성민, 이태양, 손정욱, 최금강 등이 있다. 여기에 손민한, 이혜천, 이승호, 고창성 등 고참들도 신진세력에 뒤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1군 엔트리에 포함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윤형배 스스로도 지난해 큰 아쉬움이 남았을 터. 올 시즌은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현재 스프링캠프에서 굵은 땀을 흘리고 있다. 데뷔 2년차지만 지난해 1군 등판 기록이 없어 규정상 신인왕 후보에 오를 수 있는 조건도 갖췄다. 윤형배가 이재학에 이어 2년 연속 NC의 신인왕으로 탄생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모두가 아쉬워한 데뷔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아직 야구를 해야 할 날이 더 많이 남아 있다. 부상 이후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윤형배가 2년차 시즌을 맞아 '6억팔 본색'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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