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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 이긴 김세진 감독 "빨리 이길 줄 몰랐다"


친정팀 삼성화재에 짜릿한 첫 승, 러시앤캐시 공격력 불 뿜어

[류한준기자] "이긴 건 정말 기분이 좋은데 이렇게 빨리 이겨도 되나 싶어요." 러시앤캐시 김세진 감독이 일을 냈다. 이민규, 송명근, 송희채, 바로티(헝가리) 등 선수들을 조율해 올 시즌 V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화재의 발목을 잡았다.

그것도 러시앤캐시의 안방인 안산 상록수체육관이 아닌, 삼성화재 홈인 대전 원정 경기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러시앤캐시는 이로써 시즌 8승째(15패)를 올렸다. 신생팀으로서 두 자릿수 승수 달성도 이제는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게 됐다.

김세진 감독은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삼성화재는 한 번쯤 꼭 잡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이 선수 생활을 했고 당시 자신을 지도했던 신치용 감독이 이끌고 있는 삼성화재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 철옹성 같았다. 지난해 12월 22일 상록수체육관에서 김 감독의 러시앤캐시는 삼성화재를 울릴 뻔했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당시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러시앤캐시에 역전승했다.

아쉬운 패배를 당한 후 김 감독은 "마지막 7분을 버티지 못했다"고 했다. 러시앤캐시는 마지막 5세트 12-8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경기를 내줬다. 그랬던 러시앤캐시 선수들이 4라운드에서 다시 만난 삼성화재를 상대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날 러시앤캐시는 1, 2세트를 순탄하게 따낸 후 3세트에서는 삼성화재의 거센 추격에 시달렸다. 예전같으면 빈틈을 보일 수 있었겠지만 이날 만큼은 달랐다.

1, 2세트를 모두 따내긴 했지만 러시앤캐시도 3세트를 내준다면 경기가 또 어떻게 흘러갈 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삼성화재 주포 레오(쿠바)가 타점을 잡아가고 있었기 때문에 김 감독과 러시앤캐시 선수들은 반드시 3세트에서 경기를 마무리해야 했다.

김 감독은 3세트 마지막 작전 타임에서 선수들에게 "도망가지 마라"고 공격에서 맞불을 놓으라는 지시를 했다. 송명근과 바로티 쌍포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었기 때문에 선수들을 믿었다. 그렇게 러시앤캐시는 3-0 완승을 이끌어냈다.

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조이뉴스24'와 통화에서 "그 상황에서는 피할 순 없었다"며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상대에게 밀리지 않고 공격을 했다"고 선수들의 파이팅을 칭찬했다. 이날 러시앤캐시는 팀 공격성공률에서 59.55%를 기록, 삼성화재의 47.76%를 앞섰다.

김 감독은 "상대 서브 리시브를 초반부터 흔들었다는 점이 주효했다"며 "블로킹도 잘 이뤄진 경기"라고 했다. 러시앤캐시는 이날 블로킹 득점에선 3-8로 삼성화재에게 밀렸지만 유효 블로킹 숫자에선 15-3으로 크게 앞섰다. 상대 공격을 막아낸 뒤 이를 공격 기회로 많이 잡았다는 의미다. 리시브성공률도 러시앤캐시가 60.34%를 기록한 반면 삼성화재는 48.38%로 뒤처졌다.

또한 김 감독은 "오늘 경기에 앞서 이민규의 컨디션이 좋았다"며 "그래서 '오늘은 한 번 해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선수들이 정말 잘 해줬다"고 기뻐했다. 이민규는 이날 서브에이스 1개를 포함해 3점을 올렸다. 세터 본연의 임무인 토스에서는 세트 성공률 56.41%를 기록, 제 몫을 했다.

김 감독은 "강팀을 한 번은 잡아보자고 했는데 삼성화재를 상대로 의미있는 승리를 거뒀다"며 "이제 정규 시즌이 끝나기 전에 현대캐피탈을 상대로도 한 번은 꼭 승리를 거두고 싶다"고 웃었다. 러시앤캐시는 4라운드까지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모두 졌다. 두 팀의 5라운드 맞대결은 오는 3월 6일 러시앤캐시의 홈코트인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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