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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전광인-비소토 '시너지 효과'는 있다


'전-비' 쌍포 앞세운 한국전력, 3위 경쟁 대한항공에 고춧가루 뿌릴까

[류한준기자]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어요." 한국전력 신인 레프트 전광인은 지난 1월 13일을 잊지 못한다. 새로 영입한 외국인선수 레안드로 비소토(브라질)가 처음 팀에 와 선수들과 상견례를 했던 날이기 때문이다.

전광인은 "브라질대표팀에서 주전 라이트로 활약하는 선수가 같은 팀에서 뛰게 된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이젠 고생이 끝났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며 웃었다.

전광인은 유독 팀의 외국인선수와 관련된 복이 없는 편이다. 프로 데뷔시즌인 2013-14시즌 공격수로 짝을 이룬 외국인선수 두 명을 먼저 떠나보냈다. 에이데르 산체스(쿠바)와 밀로스 쿨라피치(몬테네그로)가 팀에 정착하지 못하고 줄줄이 짐을 쌌다. 한국전력은 시즌 내내 외국인선수와 인연이 닿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4라운드를 앞두고 한국전력은 마지막 교체 카드를 꺼냈다. 밀로스를 내보내는 대신 브라질리그에서 뛰고 있던 비소토를 데려왔다. 비소토 영입 이후 한국전력은 지긋지긋하던 9연패를 벗어났다. 그러나 한국전력은 4라운드에서 한 번 이겨봤을 뿐 1승 4패로 여전히 부진하다.

성적 면에서는 비소토 영입 효과를 크게 못보고 있다. 그러나 승패 결과를 떠나 얻는 부분이 많다. 전광인은 세계적인 선수 비소토에게 먼저 다가가 말도 걸고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한다. 비소토도 그런 전광인이 싫지는 않다.

비소토는 "월드리그에 참가한 한국대표팀 경기를 본 적이 있다"며 "그 때 레프트에서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한국에 와서 보니 팀 동료(전광인)더라. 아직 나이가 어리고 키가 작은 편이지만 정말 대단한 선수"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전광인은 팀 훈련 도중 틈틈이 비소토에게 질문을 던진다. 특히 비소토의 타법에 관심이 많다. 두 선수의 신장 차는 크다. 전광인이 194cm고 비소토가 212cm다. 공격 스타일도 다르다. 그러나 전광인은 비소토가 스파이크나 서브를 시도할 때 보여주는 손목 스냅에 주목했다.

전광인은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다"며 "내 영어 실력이 짧아 답답한 부분도 있지만 비소토가 친절하게 잘 설명해준다"고 했다. 비소토도 "코트 안팎에서 자주 물어본다"며 "같은 팀이라 이렇게 말하는 건 아니다. 한국에 와서 여러 팀들과 경기를 치러봤지만 전(비소토는 전광인을 이렇게 불렀다)이 최고"라고 강조했다.

비소토는 지난 1월 29일 열린 현대캐피탈과 경기가 끝난 뒤 공식 인터뷰에서 '베이비(아기)'라는 표현을 써가며 전광인에 대한 애정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날 한국전력은 현대캐피탈을 3-0으로 꺾었고 비소토와 전광인은 각각 22, 16점으로 활약했다.

좌우 공격수인 두 선수가 찰떡 궁합을 보여주는 건 한국전력 신영철 감독에게도 기쁜 일이다. 정규시즌 남은 경기가 얼마 안되고 팀 성적도 마음먹은 대로 올라가지 않고 있지만 전광인의 성장에 비소토가 도움이 되는 건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한국전력은 12일 대한항공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우리카드, LIG 손해보험과 함께 치열한 3위 경쟁을 하고 있는 대한항공에게 이날 경기 결과는 중요하다. 물론 7위로 처져있는 한국전력도 허투루 경기를 치를 순 없다. 시즌 마지막까지 최하위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신 감독은 "비소토 합류 이후 (전)광인이와 서재덕에게 몰리던 공격 부담이 줄어든 부분은 사실"이라며 "남은 경기에서 선수들 모두 부상 없이 마무리하고 내년 시즌을 위한 좋은 준비가 됐으면 한다. 끝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했다.

한국전력이 대한항공을 상대로 고춧가루를 뿌릴 가능성도 높다.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한국전력이 1승 2패로 밀리고 있긴 하지만 만날 때마다 쉽게 물러서진 않았다. 1라운드 첫 맞대결에서 한국전력은 대한항공을 상대로 먼저 1, 2세트를 따낸 뒤 뒷심에서 밀려 2-3으로 역전패했다. 2라운드에서는 외국인선수 없이 맞상대를 해 3-0으로 이겼다. 3라운드에서는 0-3으로 완패했다. 하지만 한국전력은 경기 결과에 대한 부담이 대한항공과 견줘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대한항공이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상대다.

또한 신 감독은 4시즌 동안 세터 어시스턴트, 수석코치, 사령탑을 거치며 대한항공 선수들을 지도했다.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도 신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을 때 코치로 함께 활동했다. 누구보다 대한항공 선수들의 장, 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신 감독이다. 대한항공에겐 한국전력이 껄끄러운 상대다.

한편 비소토와 전광인은 시즌이 끝난 뒤에도 다시 만날 수 있다. 오는 8월 31일부터 9월 22일까지 폴란드에서 열리는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가 그 무대다. 두 선수 모두 자국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선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비소토는 "지금은 서로 잘 지내고 있지만 대표팀으로 만나면 절대 봐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웃었다. 전광인도 "비소토와 함께 꼭 경기를 치르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브라질은 세계선수권에서 같은 B조에 속해 조별리그에서 맞대결한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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