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못해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빙속여제' 이상화는 뱃심도 세계 정상급이었다. 이상화는 1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아레나에서 열린 '2014 소치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1, 2차 레이스 합계 74초70을 기록, 34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년 전 밴쿠버올림픽에 이은 이 종목 대회 2연패다. 역대 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2연패에 성공한 3번째 선수로 이상화는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보다 앞서 500m 2연패를 한 인물은 미국의 보니 블레어(1988, 1992, 1994, 3연패), 캐나다의 카트리나 르메이돈(1998, 2002) 뿐이다.
대회 시작 전 모두가 이상화를 우승후보로 꼽았다. 힘과 기술, 스피드를 모두 갖춘 진정한 세계 최강이라고 칭송했다. 칭찬이 클수록 본인이 느끼는 부담은 이만저만 큰 게 아닐 터. 하지만 이상화는 배포부터가 월드클래스였다.
이상화는 인터뷰에서 "1차 레이스 때 러시아 관중 소리가 하도 커 사실 기가 눌렸었다"며 "2차 때는 그래서 주위 환경에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경기에만 집중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대범한 성격을 드러냈다.
그는 또 "벤쿠버에 이어 2번째 올림픽이었기 때문에 마인드 컨트롤 법을 터득한 것 같다. 사실 올림픽이 아닌 월드컵이라고 생각하고 부담없이 경기에 임했다"고 소개했다. 이상화는 "못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최선을 다한 뒤 결과가 좋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고 마음을 다잡았다"며 그녀만의 특별한 긴장 해소법도 공개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남자부 이승훈과 모태범의 경기를 보고 몹시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남은 경기를 잘해서 만회하면 된다"며 동료 선수들을 챙기는 마음씀씀이도 잊지 않았다.
한편 이상화의 금빛 레이스에 외신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미국 CBS 스포츠는 "올림픽 기록을 세운 이상화의 경기는 놀라웠다"며 "대부분 선수의 기록이 평소보다 안 좋았던 반면, 이상화는 1·2차 레이스 모두 월등했다"고 칭찬했다. ESPN도 "이상화는 올림픽 금메달을 앞에 두고도 압박감을 느끼지 않았다"며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서 기대에 부응했다"고 호평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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