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러시아에 동계올림픽 사상 최초로 쇼트트랙 메달을 안겨다 준 안현수(29, 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러시아에서 계속 살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안현수는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천500m에서 2분15초062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러시아 역사상 첫 올림픽 쇼트트랙 메달이었고 국민들은 찬사를 보냈다.
경기 뒤에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안현수에게 축전을 보냈을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자연스럽게 안현수를 바라보는 현지 시선은 더 편해졌고 알렉세이 크라프초프 러시아 빙상연맹 회장은 11일 러시아 매체 R-스포르트와의 인터뷰에서 "안현수에게 대표팀 코치를 맡기겠다"라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안현수에게 기대하는 것은 쇼트트랙 강국인 한국에서 배워온 기술을 러시아 대표선수들에게 전수하는 것이다. 만약 안현수가 코치직 제의를 수락하게 된다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러시아 대표팀을 이끌고 오게 될 가능성이 높다.
크라프초프 회장의 발언에 대한 대답일까, 안현수도 12일 러시아 일간지 코메르산트를 통해 "나는 쇼트트랙을 사랑한다. 한국보다 더 사랑하는지 알 수 없지만 정말 사랑한다"라며 "한국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은 러시아에서 뛰고 있고 계속 러시아에서 살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코메르산트는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3관왕 등 안현수의 이력을 자세히 소개했다. 2010 밴쿠버 올림픽 출전 좌절로 현역 생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던 상황에서 러시아 귀화를 택하게 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대표팀 코치직에 대해서는 "만약 코치가 된다면 더 많은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러시아어는 말하기가 어렵고 쓰기가 쉽다"라며 러시아에서 계속 생활하는데 있어 여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번 대회 동메달을 딴 마음에 대해서도 솔직했다. 그는 "8년 만에 올림픽에 다시 나가 메달까지 딸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 오직 쇼트트랙을 좋아했고 그래서 올림픽에 나가고 싶었을 뿐이다"라고 선수가 가진 꿈 자체로만 도전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안현수는 국내에서 선수생활을 하면서 부상과 소속팀의 해체, 파벌 싸움 등 복잡한 상황이 얽힌 가운데 러시아 귀화를 선택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재활을 위해 러시아를 찾았다가 특급 지원을 약속 받으며 귀화를 택한 것이 소치올림픽 동메달로 이어진 셈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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