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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선택한 윤석민…'제2의 정대현'은 없었다


실제 소득은 연간 10억원…'돈다발' 유혹 뿌리치고 꿈 이루다

[김형태기자] 윤석민(28)은 결국 도전을 선택했다. 국내에서 넉넉한 돈을 받고 안정적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지만 그는 큰 물에서 뛰겠다는 어릴 적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입단에 합의한 윤석민은 3년간 575만달러(약 61억원)을 보장받았다. 선발 등판 회수 및 이닝수에 따른 옵션이 따로 붙어 있지만 일단 보장된 액수는 600만달러가 채 안 된다. 연평균 20억원 정도를 보장받은 셈이다. 이 가운데 절반 정도를 연방세 및 주세 등으로 내면 그가 손에 쥐는 돈은 3년 30억원, 연평균 10억원 정도다. 적지는 않지만 막대하다고 표현하기도 어려운 금액이다.

사실 윤석민은 훨씬 안정적인 삶을 선택할 수 있었다. 이번 겨울 윤석민 영입을 위해 달려든 국내 구단이 여럿 된다. 이들 구단은 4년간 11자리수에 달하는 엄청난 금액을 제시하며 윤석민을 유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도권 한 구단은 마지막까지 윤석민이 유턴할 가능성에 대비해 숨죽이며 지켜봤다는 후문이다. 윤석민은 마음만 먹으면 프로야구 최고 연봉 기록을 깨면서 남부러울 것 없는 선수생활을 여유있게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보장된' 안정을 뿌리치고, 더 큰 무대에서 도전하기로 최종 진로를 결정했다.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게 된 윤석민은 아직 모든 게 확실하지 않다. 일단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 볼티모어의 팀 사정상, 그리고 윤석민의 기량을 감안할 때 선발로테이션 진입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일단 경쟁을 거쳐야 한다는 게 현지 언론의 시각이다.

여기에 전혀 다른 리그에서 뛰는 만큼 전반적인 환경에 대한 적응도 필요하다. '볼티모어 선'의 칼럼니스트 피트 슈먹은 "메이저리그에 얼마나 빨리 적응할지,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신중한 반응을 나타냈다. 한국에서는 최고의 투수였지만 빅리그 무대에선 신인인 만큼 성공 여부를 가늠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얘기다.

볼티모어는 아시아 선수들과 깊은 관계가 있다. 최근 10년간 일본 요미우리 출신 마무리 우에하라 고지(텍사스 레인저스)를 비롯해 대만 출신 좌완 천웨인, 그리고 일본 소프트뱅크 출신 좌완 와다 쓰요시(시카고 컵스)를 줄줄이 영입한 팀이다. 2년 전에는 대구 상원고에 재학 중이던 좌완 김성민을 끌어들이려다가 뜻을 이루지 못한 적도 있다. 댄 듀켓 단장과 레이 포이트빈트 국제 담당 이사는 메이저리그 프런트 가운데 아시아 야구에 가장 조예가 가장 깊은 인물들로 꼽힌다.

볼티모어는 2년 전 정대현(롯데)을 영입하려다 실패한 팀이기도 하다. 당시 다년 계약을 보장하며 정대현과 미국 현지에서 계약 직전까지 갔지만 정대현은 막판 석연치 않은 이유로 국내 유턴을 결심하고 롯데에 입단했다.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메이저리그 직행 선수 탄생에 대한 기대가 물거품이 된 순간이기도 했다. '직행 메이저리거'는 이듬해 류현진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한화에서 LA 다저스로 이적하면서 1년 늦게 탄생할 수 있었다.

윤석민은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계약이 늦어지면서 '제2의 정대현' 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했지만 그는 자신의 말을 결국 지켰다. 이제 한국 야구라는 따뜻한 둥지를 떠나게 된 그는 구단 신체검사를 통과하는 대로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볼티모어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한국 최고 우완 투수' 타이틀을 벗고 '빅리그 신인'으로 새 출발하는 그의 두 어깨가 유독 든든해 보인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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