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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소치]쇼트 준비 집중 김연아, 순서가 무슨 상관이랴


3조 5번째로 연기, 오히려 메달 노리는 뒷 조 선수들에게 부담 가중

[이성필기자] 출전 순서 추첨까지 끝났다. 남은 것은 준비한 대로 불꽃 연기를 펼치는 것 뿐이다.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오는 20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리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3조 5번째, 전체 17번째 연기 순서에 배정됐다.

김연아는 17일 실시된 연기 순서 추첨에서 17번을 뽑았다. 출전 선수 가운데 세계랭킹이 15번째인 김연아는 5개조 중 3조에 배치됐다. 최근 국제대회 출전이 많지 않아 세계랭킹이 낮기 때문이다.

총 30명의 출전 선수 중 중간 바로 다음 순서다. 3조의 첫 번째나 두 번째였다면 더없이 좋았을 것이다. 2주 경기 후 정빙으로 최상의 빙질이 갖춰진 상태에서 연기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같은 조의 앞 네 명이 연기를 한 뒤에 나선다고 해서 빙질이 크게 나빠질 이유는 없다.

3조에 배정돼 메달 경쟁자들보다 앞 순서에 연기를 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평소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 마지막 조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오래 대기하는 동안 긴장된 상태를 유지하다보면 다음날 프리스케이팅을 준비하는 컨디션이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김연아는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와 국내 종합선수권대회를 뛰었다. 스스로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전보다 회복 능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라며 걱정을 한 적이 있다. 극도의 긴장감에서 혼신의 힘을 쏟아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펼친 뒤 다음 프리스케이팅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괜한 걱정이 아닌 셈이다.

그러나 '여왕' 김연아에게는 출전 순서 자체가 별다른 의미가 없을지 모른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 등 세계 정상급 대회에서 쌓아온 노하우는 순서를 무색하게 만든다. 김연아는 밴쿠버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는 5조 세 번째로 나서 역대 최고점인 78.50점을 기록한 바 있다.

빨리 쇼트 연기를 끝내고 프리스케이팅을 준비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된다는 점에서 앞순서는 나쁘지 않다. 새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 '아디오스 노니노(Adios Nonino)'는 이전 프로그램들과는 달리 쉴 틈이 없는 곡이다. 탱고를 주제로 하다보니 열정을 강렬하게 표현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체력을 비축해야 하는 김연아 입장에서는 쇼트프로그램 3조 출전은 호재라면 호재다.

김연아를 넘어서려는 율리야 리프니츠카야(러시아)나 아사다 마오(일본)는 5조 첫 번째와 마지막에 배정됐다. 김연아가 완벽한 연기를 펼친다면 이들에게는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리프니츠카야가 앞선 단체전을 통해 올림픽 무대를 경험했다고는 하지만 개인전이 가져다주는 중압감과는 비교가 안된다는 점도 고려할 부분이다.

아사다는 고배점을 얻기 위해 필살기로 앞세우는 트리플 악셀을 다시 꺼내는 무리수를 던질 것이다. 모든 시선이 김연아와 리프니츠카야로 옮겨 간 상황에서 최대한 관심을 받으며 좋은 점수를 내기 위해서라도 클린 연기를 해내야 한다.

김연아가 펼칠 고난도 연기를 본 심판진들의 착시효과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김연아의 연기를 기준으로 판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연아 뒷 순서에는 리프니츠카야나 아사다 외에도 그레이시 골드(미국),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 애슐리 와그너(미국),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 등 메달권 진입을 노리는 경쟁자들이 있다. 이들 모두는 김연아의 연기를 지켜본 후 그 이상의 연기를 해내야 한다는 부담 속에 빙판위로 나설 것이다. 김연아가 사실상 이번 대회 전체 흐름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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