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소치]쇼트트랙 女계주, 역전 레이스 '짜릿한 金'

[정명의기자] 태극낭자들이 꽉 막혀 있던 금맥을 뚫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3천m 계주에서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펼치며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천m 계주 결승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값진 금메달을 따냈다. 지난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이후 8년만에 되찾은 여자 계주 금메달이다.

박승희(22, 화성시청), 심석희(17, 세화여고), 조해리(28, 고양시청), 김아랑(19, 전주제일고) 순서로 레이스에 임한 한국은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 나와 레이스를 이끌었다. 처음부터 앞자리를 지키겠다는 작전을 들고 나온 것으로 보였다.

첫 번째 위기는 16바퀴를 남기고 찾아왔다. 김아랑이 중국에세 선두를 내준 것. 14바퀴를 남기고는 심석희가 달리며 3위까지 내려앉았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게 레이스를 펼쳤다.

김아랑이 11바퀴를 남기고 2위로 올라섰다. 이어 박승희가 9바퀴를 남기고 인코스로 중국 선수를 추월,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이대로 경기를 끝내면 금메달을 따낼 수 있는 상황이었다.

4바퀴를 남긴 상황까지 선두를 유지한 한국은 3바퀴를 남기고 박승희가 주자로 나서는 사이 다시 중국에게 선두를 빼앗기며 2위로 물러났다. 더 이상 여유는 없었다. 이 장면이 금메달 획득의 최대 위기였다.

하지만 한국에는 여고생 해결사 심석희가 있었다. 2바퀴를 남기고 박승희가 마지막 주자 심석희의 등을 힘차게 밀어줬고, 심석희는 폭발적으로 가속을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승선을 1바퀴 남긴 시점에서 아웃코스를 통해 무서운 질주로 중국 선수를 시원스럽게 제쳤다. 가장 먼저 골인한 선수는 대한민국의 심석희였다.

아슬아슬한 금메달이었지만 공식 결과 상으로는 여유가 있었다. 중국이 실격 판정을 받으며 순위권 밖으로 밀린 것. 중국에 이어 들어온 캐나다가 은메달, 중간에 넘어지는 바람에 가장 늦게 결승선을 통과한 이탈리아가 동메달을 각각 획득했다. 한국에서는 경기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엔트리에 포함돼 준결승에서 뛰었던 공상정(17, 유봉여고)까지 총 5명의 태극낭자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한국은 8년만에 여자 3천m 계주에서 금메달을 탈환했다. 이날 여자 계주팀이 획득한 금메달은 이번 올림픽 한국의 쇼트트랙에서 나온 첫 금메달이자, 전 종목을 통틀어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이상화에 이어 두 번째로 나온 금메달로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