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즐기는 마음으로 임하겠다던 현역 마지막 올림픽을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다만, 2위에 그친 것은 러시아의 홈 텃세에 밀린 억울한 결과였다.
김연아는 21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4.19점(기술점수(TES) 69.69점, 예술점수(PCS) 74.50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74.92점을 받아 1위에 올랐던 김연아는 총점 219.11점으로 최종 2위에 오르며 올림픽 2연패가 무산됐다.
금메달은 이날 프리에서 149.95점이나 받은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총점 149.95점)가 가져갔다.
그동안 올림픽 2연패에 성공했던 선수는 소냐 헤니(노르웨이, 1928-1932-1936년)와 카타리나 비트(구 동독, 1984, 1988년) 뿐이었다.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세계 최고점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따냈던 김연아는 현존 최강의 여자 스케이터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키는 연기를 펼쳤으나 심판 판정의 피해자가 되며 올림픽 2연패의 전설 반열에 오르지는 못하는 한을 남기게 됐다.
김연아의 연기는 물흐르듯 이어졌다. 검은색과 보라색이 섞인 드레스에 탱고곡 '아디오스 노니노'를 배경음악으로 빙판에 녹아든 김연아는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힘차게 해내며 4분10초의 화려한 연기가 시작됐음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이어진 트리플 플립과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 점프도 무난하게 해냈다. 이후 '유나 카멜 스핀'으로 불리는 플라잉 체인지 풋 컴비네이션 스핀으로 예술성을 뽐낸 뒤 스텝 시퀀스로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가산점이 붙기 시작하는 2분이 지나면서 김연아의 연기는 점점 정점을 향해갔다. 트리플 러츠를 놓치지 않았고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로 이어지는 점프 폭풍을 일으켰다. 침착하게 트리플 살코도 해내며 절정의 점프력을 과시했다.
레이백 스핀과 코레오 시퀀스로 잠시 숨을 돌린 김연아는 마지막 점프인 더블 악셀을 깨끗하게 성공시키며 여유를 보인 뒤 체인치 풋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마무리했다. 모든 연기를 마무리한 김연아는 환한 미소로 관중의 환호에 화답했다.
하지만 쇼트프로그램에서 74.64점을 받아 2위를 차지했던 소트니코바가 149.95점(75.54점, 74.41점)으로 김연아보다 높은 점수를 받아 224.59점으로 최종 1위가 됐다. 쇼트 3위(74.12점)에 올랐던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가 142.61점(68.84점, 73.77점)점을 받아 총점 216.73점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는 135.34점(TES 66.28점, PCS 70.06점)을 받아 쇼트프로그램의 65.23점을 더해 200.57점으로 5위를 기록했다. 쇼트에서 잇따를 점프 실패로 16위까지 밀려났던 아사다 마오(일본)는 이날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키는 등 클린 연기로 어느 정도 점수를 만회하며 6위(총점 198.22점)로 마무리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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