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졸업식? 가고싶긴 했지만 그럴 수 있나요?" 한국도로공사 신인 레프트 고예림은 지난 13일이 모교인 강릉여고 졸업식이었다. 그러나 그는 졸업식장에 있지 않았다. 대신 코트에 나왔다.
소속팀 도로공사의 V리그 일정 때문이었다. 이날 고예림은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KGC 인삼공사와 4라운드 맞대결에 출전했다. 그는 표승주와 교대로 코트에 나와 4점을 기록했다. 도로공사는 3-1로 KGC 인삼공사를 제쳤다.
26일 성남체육관에서 열린 5라운드 KGC 인삼공사전에서는 고예림의 위치가 13일 경기 때와 조금 달랐다. 서남원 도로공사 감독은 고예림과 함께 표승주를 선발 레프트로 기용했다. 김선영과 황민경이 감기에 걸려 대신 고예림과 표승주 카드를 꺼냈다.
서 감독의 카드는 제대로 적중했다. 표승주는 12점을 올렸다. 고예림도 이날 블로킹 2개, 서브 에이스 2개를 포함해 14점을 기록하며 도로공사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고예림은 올 시즌 한 경기 개인 최다 득점 기록도 갈아치웠다.
고예림은 경기가 끝난 뒤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김)선영 언니나 (황)민경 언니가 아픈 상태라 내가 먼저 코트에 들어간다는 얘기를 미리 들었다"며 "두 언니들이 빠진 빈 자리를 잘 메우자는 생각 뿐이었다"고 했다. 그는 "그 때문에 좀 더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플레이를 했다"고 덧붙였다.
고예림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공윤희(흥국생명)에 이어 전체 2순위로 KGC 인삼공사에게 지명됐다. 그러나 이재은과 이보람이 KGC 인삼공사로 가고 차희선이 도로공사로 오는 트레이드에 지명권이 포함돼 고예림은 곧바로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었다.
높은 지명 순위로 프로에 데뷔했지만 프로의 벽은 역시나 높았다. 레프트 자원이 풍부한 팀 사정상 고예림은 선발보다는 교체 선수로 잠깐씩 코트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만큼은 고예림은 전체 2순위 지명자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줬다. 고예림은 "서브는 고교시절과 견줘 큰 차이는 못 느끼겠다"며 "그러나 차이는 있다. 개인적으로는 플로터 서브보다는 강한 서브 처리가 더 힘들다"고 했다. 또한 그는 "프로에 온 뒤 가장 많이 배우는 부분은 역시 서브 리시브와 수비"라고 했다.
한편 고예림은 "졸업식을 못갔기 때문에 올 시즌 신인왕을 꼭 받고 싶다"고 웃었다.
조이뉴스24 /성남=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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