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제2의 박병호'가 될까.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강지광이 스프링캠프에서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강지광은 지난해 11월 22일 열린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 트윈스에서 넥센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던 그저그런 선수였던 강지광은 스프링캠프에서 치르고 있는 팀 청백전과 연습경기를 통해 떴다.
강지광은 지금까지 연습경기에서 타율 5할을 넘겼다(타율 5할3푼3리). 편치력도 있다. 홈런도 2개나 쏘아 올렸다. 기록만 놓고 본다면 넥센의 간판타자 박병호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그는 투수에서 타자로 포지션을 변경한 지 얼마 안됐다. 강지광은 "3월이 되면 타자로 전향한 지 딱 만 1년이 된다"고 했다.
그는 프로 입단 전 인천고 시절 소속팀에서 4번타자로도 나서긴 했지만 빠른 공을 자랑하던 투수였다. 지난 2008년 2차 20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아 프로 선수가 됐다.
강지광은 프로 입문 당시 다른 신인들과 마찬가지로 부푼 꿈을 가졌다. 1군 마운드에 당당히 올라 자신의 기량을 뽐내는 날을 기다렸다. 퓨처스(2군)리그에서 기량을 연마했지만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신 부상이 찾아왔다. 투수로서 치명적인 팔꿈치를 다쳤다.
1군 출전은 고사하고 퓨처스리그에서도 강지광은 경기에 나서는 일보다 재활에 매달리는 시간이 더 많았다. 팔꿈치 수술만 두 차례를 받았다. 사실상 투수로서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하기엔 무리였다.
부상 때문에 상무(국군체육부대)와 경찰청도 지원할 수 없었다.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문제를 해결하고 2012년 11월 LG에 다시 복귀했다. 당시 강지광은 진로를 두고 고민을 했다. '야구를 그만 둘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공을 손에서 놓을 순 없었다.
그는 '이대로 주저 앉을 수 없다'고 마음을 먹었고 글러브 대신 방망이를 손에 잡았다. 그는 주저앉기보다는 변화와 도전을 선택했다. 김기태 LG 감독도 강지광의 타자 전향에 대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강지광은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21경기에 나와 타율 2할3푼1리 1홈런 9타점 2도루를 기록했다. 그리고 팀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돼 2차 드래프트에 나왔다.
넥센이 강지광을 선택한 데는 염경엽 감독과 인연도 작용했다. 염 감독이 LG에서 스카우트 일을 할 때 강지광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강지광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이 때문에 강지광은 넥센으로 이적하며 두 번째 기회를 손에 잡을 수 있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성적만 놓고 본다면 넥센에게 강지광은 '로또'나 다름없다. 이런 활약이 정규시즌까지 이어진다면 팀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이럴수록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따져봐야 한다.
강지광도 "타자로 뛴 지 얼마 안됐다"며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타격 성적보다 얼마나 더 많이 타석에서 투수들이 던지는 공을 보느냐가 과제"라고 했다. 타자로서 경험을 많이 쌓는게 우선이라는 의미다.
염 감독은 강지광이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배려를 해줬다. 스프링캠프에 이어 오는 3월 8일부터 시작되는 시범경기에서도 강지광을 꾸준히 기용할 예정이다. 정규시즌에서 활용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건 없다. 강지광은 퓨처스리그에서 올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1군 상황에 따라 '콜업' 시기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강지광은 현재 야구를 하는 그 자체만으로 즐겁고 신이 난다. 강지광의 깜짝 활약은 넥센 선수단, 특히 외야수들에게도 신선한 자극제로 작용하고 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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