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올 시즌 한화 이글스의 성적은 투수력에 달려 있다. FA 대어 정근우, 이용규를 영입하며 야수 쪽의 선수층은 두꺼워졌지만, 마운드는 여전히 물음표 투성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화는 타 구단에 비해 외국인 투수에게 거는 기대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케일럽 클레이(26), 앤드류 앨버스(29)의 역할이 막중하다. 그 중 클레이는 먼저 계약을 마치고 팀 훈련에 합류해 실전 등판까지 마친 상태다.
현재 한화의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클레이는 지난 달 26일 SK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하며 첫 선을 보였다. 투구 성적은 2이닝 1피안타 2볼넷 1탈삼진 무실점. 1회말 만루에 몰렸으나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며 실점하지 않았다. 2회말에는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이닝을 끝냈다.
일본의 부드러운 마운드에 적응하지 못하며 다소 어려움을 겪었지만, 미국과 비슷한 한국의 딱딱한 마운드에서는 더욱 위력적인 공을 던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젠틀한 성격으로 팀 동료들과도 많이 가까워졌다. 이제 막 새출발을 시작한 미국 청년 클레이를 만나 올 시즌 각오를 들어봤다.
-몸 상태는 어떤가.
"점점 야구를 할 수 있는 몸 상태가 돼 가고 있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
-첫 실전 등판은 어땠나.
"괜찮은 편이었다. 특별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적응에 의미를 뒀다. 마운드 흙이 너무 부드러워 1회에 어려움이 있었다."
-새로운 환경이다. 무엇이 다른가.
"훈련법이 다르고, 타자들의 대응도 다르다. 이 곳 타자들이 더 공격적인 것 같다."
-스스로를 어떤 스타일의 투수라고 생각하나.
"삼진을 잡는 스타일은 아니다. 최대한 배트에 정확히 맞지 않게 던져 범타를 유도하려는 생각으로 던진다. 볼넷을 적게 내주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둔다. 주무기는 슬라이더다."
-젊은 나이에 한국에 오게 됐다.
"해외로 나온 것은 야구를 시작하고 처음이다. 야구 커리어를 한 단계 올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전혀 다른 곳에서 전혀 다른 경험을 해보는 것에 의미를 뒀다. 금전적인 부분도 큰 이유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꿈은 크지 않았다."
-지난해 한화 성적이 부진했다. 본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나.
"한국 프로야구에서 외국인 선수는 성적을 내기 위해 FA와 같은 비싼 몸값을 지불하고 영입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부담은 없다. 월드시리즈 7차전이든 연습경기든, 최대한 눈 앞에 닥친 경기에 집중할 뿐이다."
-지난해 한화에서는 외국인 투수가 잘 던지고도 승리를 올리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수비가 실책을 할 수도 있고, 불펜 투수들이 실점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못 던지는 날도 있을 것이다. 프로 선수라면 모든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여러가지 변수에 당황하지 말고 피칭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
-한화라는 구단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나.
"올 시즌 FA 선수, 외국인 선수 등에 대대적인 투자를 했다고 들었다. 김응용 감독님은 한국시리즈에서 10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명장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한화가 1999년에 한 번 우승했다는 것도 안다."
-우승 경험은?
"마이너리그, 고등학교 때 준우승까지는 해봤다. 때문에 포스트시즌에서의 긴장감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승은 없다. 한화에서 우승을 하게 된다면 좋은 기억이 될 것이다. 목표는 항상 우승이다. 선수라면 누구나 팀 성적을 우선시 할 것이다. 우승을 목표로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이다."
-한국에서 상대해야 할 타자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
"외국인 타자 중에서는 마이너리그에서 만나본 선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선수도 있다. 조쉬 벨, 테임즈, 스캇 등은 덩치도 크고 힘이 좋은 선수들이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태균이 같은 팀이라 다행이다. 한국 타자들이 전혀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1~6번 타순에 들어가는 선수들은 조심할 생각이다."
-팀 적응은 잘 되고 있나.
"선수들이 모두 살갑게 대해준다. 앨버스, 피에랑도 잘 지낸다. 특히 앨버스는 같은 투수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공유한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수치화된 목표를 정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할 뿐이다."
조이뉴스24 오키나와(일본)=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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