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은 제가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게 아니에요."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은메달 획득 후 처음으로 팬들과 만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김연아는 4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1층 아트리움 특설무대에서 후원사 E1이 주최한 팬미팅에 참석했다. 후배 김해진(17), 박소연(17)도 동석해 올림픽 후일담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가볍게 털어 놓기도 했다.
이날 김연아는 머리를 위로 틀어올리고 분홍색 상의에 검은색 바지를 입고 등장해 화사한 봄의 기운을 전달했다. 의상과 헤어스타일에 대해 상당한 주목을 받자 "어리게 보이기 위해 옷도 상큼하게 입고 머리도 올렸다. 후배들이 같이 있어서 더 어리게 보이고 싶었다"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올림픽 후 별다른 일정이 없어 집에서 '방콕'을 하며 쉬면서 개인적인 시간을 보냈다는 김연아는 "집에 오자마자 가장 먼저 먹은 것이 집밥이었다. 집밥이 정말 그리웠다"라며 웃었다.
현역 은퇴를 해 홀가분하다는 김연아는 "특별하게 하고 싶은 것을 꼽기는 어렵다. 운동할 때는 경기에 대한 압박감과 두려움이 있었고 그런 것들이 스트레스였는데 이제는 가벼운 마음으로 지낼 수 있어 행복하다"라며 편안한 상태임을 전했다.
물론 피겨스케이팅과의 인연을 쉽게 끊지는 못한다. 김연아는 "스케이트가 꼴도 보기 싫은 것은 오래된 것 같다. 이제는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어 아무 미련이 없다. 육체적으로는 더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마음은 할 만큼 한 것 같다"라며 현역 선수로서의 피겨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10년 뒤 자신의 모습이 어떨 것 같느냐는 질문에는 "피겨스케이팅이 내 장점이고 가장 자신이 있는 분야라 피겨를 놓지는 않을 것 같다. 피겨를 놓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그 쪽으로 계속 나갈 것 같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이어 "(10년 뒤면) 35살 정도가 됐을텐데 결혼을 했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소치 올림픽에서의 아쉬운 은메달에 대해서는 "솔직히 어이 없었다"라면서도 "저를 너무 불쌍하게 여기고 억울하고 안타깝다고들 하시는 것 같다"라며 크게 마음에 두고 있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옆에 있던 박소연은 "점수가 나오던 몇 초 동안 (김)해진이와 저는 얼음이 되어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속상하다"라고 전했다. 김해진 역시 "언니가 하기 전에 소트니코바의 점수가 너무 높았다. 언니의 점수가 생각보다 낮아서 황당하고 화도 났다"라고 부연했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IOC 선수위원 도전에 대해서는 "IOC 선수위원에 출마할 자격은 얻었는데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아직 어떻게 할 지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팬미팅에는 사전 신청자 외에도 김연아를 보기 위해 500명이 넘는 많은 인파가 몰렸다. 팬들은 빵을 전달하는 등 김연아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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