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배우 김희애와 유아인이 JTBC 새 월화 드라마 '밀회'와 신작 영화 '우아한 거짓말'에서 동시기 전혀 다른 분위기로 만난다. 브라운관에선 금기를 넘어선 20세 차 연인, 스크린에선 코믹한 상황에서 자꾸만 부딪히는 이웃 관계다.
두 사람의 극 중 관계로 먼저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은 작품은 '밀회’였다. 우아하고 세련된 커리어우먼으로 살던 오혜원(김희애 분)과 자신의 재능을 모르고 평범하게 살아가던 천재 피아니스트 이선재(유아인 분)의 사랑을 그린 멜로 드라마다.
'밀회'가 2014년 드라마 라인업을 구상할 때부터 JTBC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혔던 만큼 파격적인 멜로를 펼칠 두 배우의 캐스팅에도 시선이 쏠렸다. 지난 2012년 선보인 JTBC 드라마 ‘아내의 자격’에서 안판석 PD·정성주 작가와 호흡했던 김희애가 일찍이 출연을 확정했다. 그와 파격적인 나이 차의 로맨스를 연기할 마성의 연하남이 누가 될지, 연예계의 촉각이 곤두섰다.
매력적인 선재 역을 거머쥔 배우는 유아인이었다. 의구심보다 기대감이 일 법한 캐스팅이었다. 유아인은 모성애를 자극하는 부드러운 눈빛과 반항아를 연상시키는 거친 이미지를 동시에 지닌 배우. 나이보다 어려보이는 외모와 별개로 또래보다 성숙한 내면, 농익은 연기력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밀회'로 깊은 멜로를 선보일 두 배우는 드라마 첫 방영인 오는 17일에 앞서 13일 개봉하는 영화 '우아한 거짓말’로 먼저 대중을 만난다. 김희애와 고아성·김향기·김유정 등 여자 배우들에 대한 정보는 언론·배급 시사 전부터 익히 알려졌지만 깜짝 재미를 선사할 유아인의 역할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한 감독이 연출한 '우아한 거짓말'은 14세 소녀 천지(김향기 분)의 죽음으로 시작한다. 남겨진 엄마 현숙(김희애 분)과 천지의 언니 만지(고아성 분)가 천지의 친구인 화연(김유정 분)과 주변 사람들을 통해 죽음 뒤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유아인은 영화 '완득이'에서 호흡한 이한 감독과 인연으로 '우아한 거짓말'에 출연했다. 주연 배우로 활약하며 끝없이 러브콜을 받고 있는 최고의 청춘 스타지만 이번 영화는 크지 않은 배역에도 선뜻 응했다.
영화 속 유아인의 임팩트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김희애·고아성 모녀의 옆집에 사는 총각으로 분한 그는 평소 짧은 헤어스타일과 달리 5:5 가르마를 탄 긴 머리를 하고 출연한다. 배역명은 추상박이지만, 헤어 스타일 탓에 별명은 '오대오'다. 패셔니스타로 잘 알려진 유아인이 후줄근한 옷차림으로 모녀와 맞닥뜨리는 순간, 관객들의 웃음보도 시원하게 터졌다.
'우아한 거짓말' 속 김희애와 유아인은 때로 코믹하고 때로 따뜻한 장면들을 연기했다. 극 중 김희애와 성동일, 유아인이 함께한 장면들도 큰 웃음을 안길 전망. 성동일은 김희애의 전 남자친구로 깜짝 등장한다. 드라마에서 김희애와 격정적인 사랑을 주고받는 유아인이 영화에서 그의 전 애인과 오묘한 대립각을 세우게 된 사연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사실 영화 속 추상박은 엄마인 현숙보다는 세상을 떠난 천지, 동생의 죽음을 파헤치려는 언니 만지와 더 긴밀하다. 그가 긴 머리를 고수해야 했던 이유도, 말 없이 죽음을 택한 천지의 고민도 추상박을 통해 우회적으로 드러난다. 추상박은 극 중 인물들은 물론, 관객에게도 더없이 중요한 캐릭터다.
'우아한 거짓말'은 '완득이'에 이어 김려령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바탕으로 했다. 오는 13일 개봉한다. '밀회'의 첫 방송은 오는 17일 밤 9시5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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