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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조민국 감독, 김신욱 내세워 총력전 펼쳤던 이유


K리그 공식 데뷔전, 국가대표 3인방 의지 앞세워 포항 꺾고 웃었다

[이성필기자] "스스로 나가겠다는 의지가 강하던데요."

울산 현대 조민국 감독은 8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2014 K리그 클래식 경기가 리그 공식 데뷔전이다. 울산은 지난달 26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러 3-1로 역전승을 거뒀지만 국내 리그에서 조민국 감독이 울산을 지휘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조 감독은 경기 전 "15년 이상 지도자 생활을 해왔는데 다른 때보다는 긴장이 덜하다"라며 애써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까지 내셔널리그 울산현대미포조선에서 지휘봉을 잡았으니 큰 문제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런데 조 감독은 선발 멤버로 김신욱, 이용, 김승규 등 국가대표 3인방을 모두 내세웠다. 이들은 지난 6일 그리스 아테에서 열린 그리스와의 원정 평가전을 치르고 돌아왔다. 그리스전에서 골키퍼 김승규는 결장했지만 김신욱이 후반 45분을 뛰었고 이용은 풀타임을 소화했다. 장거리 이동, 시차 등의 문제를 고려하면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조 감독은 K리그 미디어데이 당시 대표팀에 차출됐던 선수들에 대해서는 후반 교체 카드로 내세울 것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리스전을 봤다는 조 감독은 "(김)신욱이는 후반만 소화했고 이용은 2-0으로 앞선 뒤에는 거의 수비에만 가담해 체력적으로 괜찮고 개막전을 뛰기에도 무리가 없다고 생각했다"라며 이들을 선발 기용한 변을 늘어 놓았다.

물론 쉬운 선택은 아닐 터. 조 감독은 "본인들이 뛰겠다는 의지가 강햇다. 시즌 중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을 때는 쉽지 않았겠지만 정규리그 첫 경기니 제대로 경기를 해보자는 생각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울산은 지난해 시즌 최종전에서 추가시간 포항 김원일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던 너무나 아쉬운 기억이 있다. 전통의 '동해안 더비'라는 라이벌 의식까지 강하다. 지난해의 복수에 시즌 첫 출발을 제대로 하겠다는 의지가 울산 선수단 사이에 퍼져 있었다. 조 감독이 선발진을 고민하지 않고 꾸릴 수 있었던 이유다. 지난 2012년 개막전에서는 김신욱의 결승골로 승리해 자신도 있었다.

그렇다고 너무 승부에 집착하면 제대로 경기가 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조 감독은 "경기보다는 축구를 하자고 했다. 패해도 되니 제대로 겨뤄보자고 선수들에게 강조했다"라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애써 편안함을 보였던 조 감독이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니 벤치에 앉았다 일어나기를 수 차례 반복하며 긴장을 놓지 못했다. 구단 수뇌부까지 전부 이날 포항을 찾아 더 그랬다.

결과는 후반 37분 김신욱의 결승골로 울산이 1-0으로 짜릿하게 승리했다. 조 감독은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며 승리를 만끽했다. 조 감독의 떨렸던 '진짜 데뷔전'의 승리는 그렇게 장식됐다.

조이뉴스24 포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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