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전략대로 태국 원정경기서 승점 3점을 획득한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 감독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포항은 11일 오후(한국시간) 태국 부리람 아이모바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리그 2차전 부리람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1승1무(승점 4점)가 된 포항은 산동 루넝(중국)에 이어 조 2위가 됐다.
포항에게는 모든 것이 악조건이었다. 비행기와 버스로 14시간이나 걸리는 장거리 이동을 했고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와도 싸워야 했다. 일방적인 부리람 홈 팬들의 응원까지 더해지면서 힘겨운 원정이라는 말이 실감났다. 그렇지만 포항 특유의 패싱 축구인 '스틸타카'의 위력을 유지하며 김태수, 김승대의 골로 승리를 맛봤다.
승리를 이끌어낸 황선홍 포항 감독은 "굉장히 더운 날씨였고 장거리 이동이었다. 어려운 승부였는데 끝까지 이기고자 하는 선수들의 의지가 강했다. 이제 시작이니까 다음을 잘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부리람 입성과 함께 황 감독이 외친 것은 빠른 선제골이었다. 일찍 골을 넣어야 체력을 아끼며 유리한 경기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황 감독의 의도대로 포항은 전반 20분 김태수, 24분 김승대의 연속골이 터지며 힘을 아낄 수 있었다.
황 감독도 "(가장 중요했던 것이) 첫 골이라고 봤다. 우려스러운 건 후반 체력적인 부분이었다. 우리 플레이로 볼 소유를 많이 하자고 주문했는데 변화가 미흡했다. (후반) 부득이하게 실점하면서 주도권을 내줬다.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키려는 의지, 밸런스를 지키려 하는 모습 등이 충분히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포항의 승리는 시즌 첫 승이라는 의미도 있다. 포항은 앞선 세레소 오사카(일본)와의 ACL 1차전과 울산 현대와의 K리그 개막전에서 1무1패를 기록하며 어려운 출발을 했지만 이날 부리람전 승리로 분위기 반등의 기회를 얻었다. 황 감독은 "처음이 가장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기고자 하는 의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서 다행스럽다. 앞으로 시즌을 보내면서 나아질 것이라고 본다"라며 긍정론을 강조했다.
산동이 원정경기에서 세레소를 3-1로 꺾으면서 포항으로선 산동과의 3차전 홈 경기가 16강 진출의 중요한 고비가 됐다. 황 감독도 "챔피언스리그는 2년 연속 조별리그 탈락을 했는데 이를 만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산동과의 경기는 부리람전을 봤으니까 관찰을 잘 해두면 윤곽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16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선 승리해야 하지 않나 싶다"라며 필승을 다짐했다.
한편, 패한 부리람의 알레한드로 메넨데스 감독은 "탄탄한 포항 수비를 뚫기 어려웠다. 특히 첫 골을 지나치게 빨리 실점하면서 우리가 마련했던 플레이를 할 수 없었다. 후반 이후 분위기를 잡았는데, 결국 동점 기회를 놓쳤다. 첫 골과 두 번째 골 실점 상황이 유사했다"라며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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