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판도는 전북 현대의 '1강'에 맞춰져 있다. 김남일을 시작으로 이승렬, 김인성, 최보경, 카이오, 마르코스 등 적극적으로 선수를 영입하며 더블스쿼드를 구축한 전북이 가장 강력한 1위 후보라는 예상이다.
실제 뚜껑을 열자 전북은 기세등등하게 달려가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요코하마(일본)에 3-0으로 이기고 멜버른 빅토리(호주)와는 2-2로 비겼다. 부산 아이파크와의 K리그 클래식 개막전은 3-0으로 승리하며 3경기에서 8골을 뽑아내는 화력을 과시했다.
득점자도 다양하다. 이승기, 레오나르도, 이동국이 두 골씩 넣었고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이적해 온 한교원, 정혁이 한 골씩 넣으며 '닥공(닥치고 공격)'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현대가(家) 동생격인 전북의 초반 기세를 바라보는 울산 현대의 마음은 어떨까. 울산 역시 올 시즌을 앞두고 전북 못지않은 알찬 선수 영입을 했다. 신인급에서는 측면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가능한 김선민이 경험을 쌓고 있고 백지훈을 수원 삼성에서 임대했다. 조커 최태욱도 기다리고 있다.
김신욱, 하피냐, 강민수, 김치곤 등 기존 멤버들이 굳건하고 고창현, 유준수 등 고생을 맛봤던 이들이 부활 기미를 보이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호주)와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에 3-1, 2-0으로 잇따라 승리하며 분위기를 잡았고 클래식 개막전에서도 포항 스틸러스에 1-0으로 이겼다.
김신욱이 3골을 넣으며 물오른 골 감각을 과시하고 있고 유준수, 고창현, 강민수가 한 골씩 넣으며 '철퇴'를 휘둘렀다. 공격적으로 밀고 올라가는 전술로 얻은 결과라는 점에서 더 긍정적이다.
조민국 감독의 공격적인 성향도 울산 화력에 불을 붙인다. 조 감독은 "어차피 질 것이라면 공격적으로 밀어 올려서 결과를 보는 것이 낫다"라며 공격 축구 신봉을 이야기했다.
그렇다고 큰 변화를 주지는 않는 조 감독이다. 그는 "내 스타일에 팀이 맞춰졌다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 기본적인 틀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며 울산 고유의 팀 컬러인 '철퇴 축구'에 빠른 패스를 적절히 섞어내겠다고 설명했다.
탄탄한 울산이지만 전북에 대해서는 역시 부러움을 나타냈다. 울산 관계자는 "전북의 닥공이 정말 대단하다. 선수층에 틈이 없는 것 같다"라고 놀라워했다.
조 감독도 이에 동의했다. 그는 "전북의 전력이 정말 강하다. 1강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라며 "K리그가 전체적으로 하향 평준화된 것이 전북을 더 돋보이게 하는 측면도 있다. 스타가 없다보니 더 그렇다"라며 울산이 전력을 잘 유지해 견제 세력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관건은 철퇴와 패싱 축구의 조합인 이른바 '철퇴타카'의 정착 여부다. 울산의 미드필더 마스다는 패싱 축구 구사를 위해 영입한 자원인데 초반 부진에 애를 먹고 있다. 조 감독은 "패스와 공격 연결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라며 과도기를 잘 견뎌낼 것을 주문했다.
조이뉴스24 울산=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