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진격의 거인' 김신욱(26, 울산 현대)의 정신력이 대단하다.
울산은 19일 울산 문구축구경기장에서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3차전 귀저우 런허(중국)와 경기를 치렀다.
김신욱은 이날 경기 전까지 챔피언스리그 2경기, K리그 클래식 2경기 등 총 4경기에 모두 출전해 4골을 넣었다. 4경기 연속골로 물오른 득점력을 선보이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다 보니 김신욱은 피곤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1월 브라질-미국 전지훈련을 시작으로 지난달 26일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호주)와의 챔피언스리그 1차전 원정 경기 풀타임에 이어 축구대표팀 그리스 원정 45분 소화 후 곧바로 국내로 돌아와 K리그 클래식 두 경기, 챔피언스리그 1경기를 소화했다. 대표팀 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풀타임이었다.
그래서 조민국 울산 감독은 하루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귀저우의 경기를 분석하니 후반에 체력이 떨어지더라. 이 점을 노리겠다. 김신욱은 지난 4경기에서 많이 움직였다. 이번 경기는 후반에 투입할 계획이다"라며 김신욱의 후반전 출전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정작 이날 경기에는 다시 선발로 내세우는 강수를 던졌다.
미드필드에서는 최태욱, 박동혁, 안진범, 김용태 등 플랜 B를 실행해본 것과는 비교가 됐다. 이들은 모두 김신욱의 머리를 보며 가로지르기와 패스를 시도했다.
언뜻 보면 귀저우를 상대로 한 조 감독의 심리전으로도 보인다. 하지만, 사실은 김신욱의 출전 의지가 강했다는 것이다. 울산 관계자는 "(김)신욱이가 조 감독의 기자회견 내용을 본 뒤 선발로 나서겠다고 자청했다. 후반 조커보다는 선발로 나서 승리를 이끌겠다는 의지가 강했다"라고 전했다.
김신욱은 K리그의 자존심을 세우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전날 전북 현대가 주심의 오심 속 광저우 에버그란데에게 1-3으로 패하고 포항 스틸러스는 산둥 루넝에 수적 열세 속 2-2로 비겼다. 울산 관계자는 "어제 중국 클럽과의 경기 결과가 좋지 않은 것을 보고 김신욱이 선발로 뛰어서 승리하고 싶다고 하더라"라고 했다.
이날 김신욱은 높이의 위력을 마음껏 과시했다. 네 번의 헤딩슛과 두 번의 오른발 슈팅이 모두 골키퍼 정면으로 가거나 선방에 막혀 골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강력한 의지를 갖고 고군분투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김신욱의 이런 투지에도 울산이 1-1로 비겨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이다.
조이뉴스24 울산=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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