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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의 저주 풀다'…'윤성효 부적'의 힘은 어디까지?


부산, 12년 만에 서울 원정 승리

[최용재기자] 윤성효 부산 아이파크 감독과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부적'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바로 '윤성효 부적'이다. 윤성효 부적은 지난 시즌 K리그의 핫 아이템이었다. 윤성효 부적은 지난 시즌 중, 후반 극적인 승리를 연출하는 윤성효 부산 감독의 지도력을 빗대 K리그 팬들이 만든 아이템이었다. 윤성효 부적을 품은 부산은 그 어떤 팀도 쉽게 승리할 수 없는 강호로 변모했다.

윤성효 부적은 2014 시즌에도 그 기세를 이어갔다. 부산은 개막전에서 전북에 0-3으로 패배하며 부적의 효력을 잃는가 싶더니 2라운드에서 '디펜딩 챔피언' 포항을 3-1로 완파하며 부적의 효력이 끝나지 않았음을 알렸다.

부산의 시즌 세 번째 상대는 FC서울. 최용수 서울 감독 입장에서는 윤성효 부적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윤 감독이 수원 감독 시설 최 감독의 서울을 지독하게 괴롭혔던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 감독이 선수를 쳤다. 최 감독은 부산전이 열리기 이틀 전 FC서울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윤성효 감독님의 부적을 찢어버리고 싶다"며 부산전 승리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23일 서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 서울과 부산. 경기 전 만난 윤 감독이 맞받아쳤다. 윤 감독은 "최용수 감독이 찾지 못하는 곳에 부적을 숨겨 놨다. 최 감독이 찾지 못하게 만들 것"이라며 최 감독의 도발을 정면으로 받아들였다.

그러자 최 감독은 "윤성효 감독님의 부적 내가 오늘 반드시 찾아낼 것이다.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윤성효 부적을 찾는 것이 나의 목적이다. 윤성효 부적은 서울에 무형의 압박을 던진 것"이라며 다시 한 번 부산전 승리 열망을 드러냈다.

부적의 실체가 없다는 것은 K리그 팬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윤성효 부적은 허상이지만 K리그 흥미를 돋우는 하나의 도구다. 윤 감독과 최 감독 모두 흥미와 관심을 증가시키기 위해 입담을 발휘한 것이다.

하지만 머리와 마음 속에는 승부를 둘러싼 부적이 있다.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심적으로는 분명히 있다. 부산에는 힘을, 서울에는 부담감을 주는 부적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부산은 부적을 지켜야 하고, 서울은 부적을 찾아 찢어야만 한다.

부적을 두고 윤 감독은 감추려하고 최 감독은 찾으려 한다. 윤 감독이 부적을 제대로 감췄는지, 최 감독이 부적을 찾아내 찢어버렸는지는 경기 결과가 말해준다. 이날 경기는 부산의 1-0 승리로 끝났다. 윤 감독의 부적이 효과를 발휘한 셈이다.

부적의 힘은 대단했다. 윤성효 부적은 무려 12년 동안 부산에 이어온 저주를 풀었다. 부산은 서울 원정에서 12년 동안 이기지 못했다. 지난 2002년 9월 이후 17경기 연속 무승(3무14패)이라는 굴욕적인 성적을 이어오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그 저주를 풀었다. 양동현의 선제 결승골과 2차례나 페널티킥을 막아낸 골키퍼 이범영의 선방이 힘을 합쳤다.

윤성효 부적의 힘. 영원히 깨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저주도 풀어냈다. 윤성효 부적의 힘은 어디까지일까.

조이뉴스24 상암=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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