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쉐인 유먼은 브랜든 나이트(넥센 히어로즈) 더스틴 니퍼트(두산 베어스)와 함께 국내 무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외국인투수로 꼽힌다. 그는 국내 데뷔 첫 시즌이던 2012년 13승(7패)을 올렸고 지난해에도 역시 13승(4패)을 기록해 롯데 마운드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됐다.
그런데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모의고사격으로 치른 시범경기에서 받은 성적표가 시원치 않다. 투구내용도 좋지 않았다. 유먼은 지난 21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로 나와 3이닝 6피안타 3볼넷 5실점으로 부진했다.
직구 최고구속도 140km에 머물렀고 제구력이 흔들리면서 폭투도 2개나 나왔다. 공식기록은 1경기 출전 평균자책점 15.00이다. 비 때문에 투구 중 노게임이 선언됐지만 앞선 등판이던 12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선발로 나와 3이닝 동안 홈런 2방을 포함해 10안타를 두들겨 맞고 6실점했다. 두 경기 성적을 합치면 6이닝 동안 16피안타(2홈런) 11실점을 허용했다. 말 그대로 뭇매를 맞은 셈.
그러나 유먼은 크게 걱정을 하지 않는다. 그는 "시범경기일 뿐"이라고 자신있게 얘기했다. 이유는 있다. 유먼은 롯데 유니폼을 입은 뒤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시범경기에서 호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2012년 시범경기에서는 9이닝 5실점 평균자책점 5.00을 기록했다. 지난해 시범경기에서도 2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5.87로 부진했다. 위력적인 구위나 안정된 제구력을 찾긴 힘들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자 유먼은 180도 달라졌다.
시범경기 성적만 놓고 보면 김시진 감독이나 정민태 투수코치의 마음은 불안하다. 그러나 속단하긴 어려운 일이다. 유먼이 이번 시범경기 성적이 좋지 않은 데는 지난 시즌 종료 후 받은 무릎 수술에도 원인이 있다. 그는 미국에서 간단한 수술을 받았다. 이 때문에 몸을 만들고 컨디션을 조절하는 시기가 뒤로 미뤄졌다.
현재 유먼의 무릎상태는 양호하다. 유먼도 "무릎 통증이 없어져 몸상태가 한결 가볍다"고 했다. 김 감독을 비롯한 롯데 코칭스태프는 유먼을 믿는 수밖에 없다. 유먼은 "정규시즌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며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롯데는 29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 개막전에 송승준을 선발로 마운드에 올린다. 이로써 송승준은 3년 연속 한화를 상대로 개막전에 등판하게 됐다. 30일 2차전 선발로 어떤 선수가 나올지 정해진 상황은 아니다. 롯데는 지난해 송승준에 이어 두 번째 경기에선 크리스 옥스프링이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유먼의 올 시즌 첫 선발 등판은 조금 뒤로 밀릴 수 있다. 롯데는 한화와 주말 2연전을 끝내고 바로 나흘간 휴식일을 맞기 때문이다. 유먼이 30일 한화전에 나오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다음 주말 삼성과 3연전에 등판할 것으로 보이는데 구위 회복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점에서 유먼에게는 나쁘지 않은 일정이 될 수 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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