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창원 LG와 울산 모비스가 만난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의 가장 큰 화제는 귀화 혼혈 형제 선수 문태종(39, 창원 LG)과 문태영(36, 울산 모비스)의 맞대결이다.
문태영은 지난 2009~2010 시즌 귀화 혼혈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LG에 지명돼 한국 프로농구와 인연을 맺었고 지금은 모비스에서 뛰고 있다. 2010~2011 시즌 형 문태종이 드래프트를 신청해 인천 전자랜드의 유니폼을 입었고 이번 시즌부터 LG 소속으로 뛰고 있다. 공교롭게도 LG와 모비스가 이번 시즌 챔피언전에 올라 두 형제는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둘은 항상 비교 대상이었다. 유럽 리그의 경력만 따지면 형 문태종이 동생 문태영보다 낫다는 평가가 많았다. 어쨌든 형제가 한 리그에서 뛰다보니 만나는 순만마다 화제였다. 이번에는 우승 길목에서 제대로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된 형제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도 둘은 만났던 경험이 있었지만 챔프전 맞대결은 처음이라 각오가 남다르다. 당연히 농구팬들의 관심이 이 둘에게 쏠리고 있다. KBL도 1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이들 형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화제 몰이에 나섰다.
문태종은 "기대가 되는 경기다. 어릴 때부터 길거리에서 농구를 많이 했고 집 뒤에서도 했다. 5대5를 많이 했는데 (문태영은) 늘 상대편이었다. 주로 내가 이겼다"라며 자신의 기량이 우위에 있다는 점을 내비쳤다.
문태영은 형제 대결이라는 화제에 대해 조심스러워했다. 그는 "지난해에 이어 결승에 올라와 좋다. 집 뒷마당에서 형과 농구를 많이 했다. 지금은 나이를 먹어서 잘 모르겠다. 이제는 모비스-LG의 맞대결에 집중해야 한다. 어머니가 둘 다 결승전에 올라와서 자랑스러워한다"라고 웃었다.
문태영의 말대로 형제의 어머니(문성애 씨)는 우산장수와 짚신장수가 된 입장이다. 지난해 문태영의 모비스가 정규리그 2위를 하고도 챔프전에서 이겨 우승을 경험해 웃었지만 올해는 다르다.
이를 두고 문태종은 "어머니는 바라는 것이 없다. 형제가 결승에 간 것에 기뻐한다. 어느 팀이 이기더라도 상관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그러자 문태영은 "어머니가 다른 이야기를 해주시는 것 같다. 메신저 대화에서 형에게 양보하라고 하신다. 나에게 똑같이 잘하라고 이야기를 해주시다가 형을 응원하는 문구를 날리셨다"라며 은근히 질투했다.
서로 생각하는 약점은 없을까, 문태종은 "동생은 단점이 별로 없어 막기가 어려울 것 같다.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립서비스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자 문태영은 "나이를 꼽고 싶다. 다른 시즌보다 올해 (형이) 자주 넘어지는 것을 봤다. 더 적극적으로 하고 많이 달리면 태종이 형이 지칠 것 같다"라며 웃었다.
조이뉴스24 창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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