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2차전 2세트 승부가 결정적이었다." 2013-14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은 삼성화재의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에게 3-0으로 승리하며 3승1패의 전적으로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3시즌 만에 다시 현대캐피탈 지휘봉을 잡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김호철 감독은 1차전에서 기선을 제압하는 승리를 따냈다, 하지만 이후 내리 3경기를 내주며 결국 패장이 된 김호철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먼저 삼성화재의 우승을 축하한다"면서 "홈팬들 앞에서 좀 더 경기를 잘하고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 가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 김 감독은 "이미 결과가 나왔지만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전체 흐름을 좌우한 건 2차전 2세트 승부였다"고 말했다.
승장이 된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도 "1차전에서 워낙 팀이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고 완패를 해 '이대로 넘어갈 수도 있겠다'고 걱정했다"며 "2차전 2세트에서 승리를 한 부분이 결정적"이라고 김 감독과 같은 얘기를 했다.
지난 3월 3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차전에서 삼성화재는 3-1로 현대캐피탈을 꺾고 시리즈 승부를 1승1패 원점으로 돌렸다. 당시 2세트는 듀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35-33으로 삼성화재가 승리했다. 신 감독은 "당시 1세트도 상당히 좋지 않은 경기를 했다"면서 "그래서 2세트 듀스 승부를 상대에게 내줬다면 아마 거기서 챔피언결정전 흐름이 현대캐피탈 쪽으로 넘어갔을 것"이라고 했다.
2차전 당시 현대캐피탈은 1세트에서 25-19로 삼성화재를 제쳤다. 1차전 3-0 완승 흐름을 고스란히 이어갔지만 2세트를 접전 승부 끝에 삼성화재에 내줬다.
두 팀이 맞붙었던 2007-08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이번과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1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이 1세트를 먼저 따내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그러나 1차전 최종 승리팀은 삼성화재였다. 3-1 역전승에 성공했다. 두 팀은 당시 3세트에서 역대 챔피언결정전 한 세트 최장 경기를 치렀다. 듀스 접전 끝에 41-39로 삼성화재가 승리했다. 전체 흐름을 바꾼 건 바로 앞선 2세트였다. 현대캐피탈은 2세트에서 22-20으로 앞서고 있었지만 삼성화재에게 추격을 허용, 결국 23-25로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그 때도 두 사령탑은 "2세트 승부가 전체 흐름을 좌우했다"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 6년 만에 비슷한 상황이 다시 일어난 셈이다.
한편 신치용 감독은 "3차전부터 팀이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해서 한 시름을 놨다"며 "4차전에서 마무리를 해 정말 다행"이라고 했다.
또한 신 감독은 "팬들과 선수들 그리고 구단 프런트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를 잊지 않았다.
한편 김호철 감독은 "3세트 초반 아가메즈(콜롬비아)를 교체한 건 점프를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였기 때문"이라며 "그래도 외국인선수 없이 챔피언결정전을 치를 순 없었다. 솔직히 내 욕심 때문에 3세트 후반 아가메즈를 다시 투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아가메즈가 1차전에서 다친 부분은 서운함보다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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