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실점' 박희수, 철벽 마무리 입증했다

[한상숙기자] SK '수호신' 박희수가 팀 승리를 지켰다.

SK는 9일 잠실 두산전에서 5-4로 이겼다. 1점 차로 쫓기는 접전에도 승리를 놓치지 않았다. 1.2이닝을 책임지며 리드를 지켜준 박희수의 공이 컸다.

SK는 선취점을 올린 뒤 득점 찬스를 놓치지 않고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그런데 두산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두산은 6회 김현수, 7회 허경민의 적시타를 더해 5-4, 1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불펜 싸움도 팽팽하게 전개돼 SK의 추가 실점은 곧 패배로 연결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8회말 SK 투수가 진해수에서 박정배로 교체됐고, 박정배가 첫 타자 민병헌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고영민이 희생번트에 성공해 1사 2루로 몰렸다. 설상가상 앞서 타점을 올린 김현수까지 볼넷으로 출루해 1사 1, 2루 위기가 이어졌다.

경기 종료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5개. 이만수 감독은 승부처라고 판단, 박정배를 내리고 마무리 박희수를 일찍 투입했다.

박희수는 이날 홈런을 날렸던 칸투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몸쪽 공이 깊숙하게 들어갔다. 이어 홍성흔까지 삼진으로 막아냈다. 풀카운트에서 6구째 바깥쪽 직구에 홍성흔의 방망이가 힘없이 헛돌았다.

박희수는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양의지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허경민을 7구 승부 끝에 땅볼로 유도했다. SK는 더블플레이를 노렸으나 선행주자를 아웃시킨 데 만족해야 했다.

박희수는 다음 두 타자를 연달아 뜬공으로 막아냈다. 두산의 잇단 대타 작전에도 이원석과 김재환을 각각 유격수 뜬공,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박희수의 마무리가 아니었다면 승리를 확신하기 어려운 접전이었다.

박희수는 이날 세이브를 추가해 시즌 4세이브를 기록, 이용찬(두산)을 누르고 세이브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섰다. 4경기 등판에서 평균자책점은 여전히 0.00을 유지했다.

경기 후 박희수는 "경기 전부터 8회에 나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1점 차 상황이고, 안타 하나에 동점이 될 수 있어 더욱 집중했다. 타자들이 투심을 노리고 있는 것 같아 직구로 카운트를 잡았다"며 "세이브 욕심보다 팀이 더 많이 승리를 챙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만수 감독도 "박희수가 어려운 상황에서 마무리 투수답게 잘 막아줬다"면서 박희수의 공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