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는 지난 2012시즌 179도루를 기록, 팀 도루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육상부'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도루를 자주 시도했던 두산 베어스, 그리고 발 빠른 선수들이 제법 있었던 LG 트윈스 등 같은 서울을 연고로 두고 있는 두 팀을 제쳤다.
특히 넥센의 확 달라진 모습이 서선을 사로잡았다. 2011시즌에는 99도루에 그쳐 팀 도루 부문에서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랬던 느림보 팀이 한 시즌 만에 쌕쌕이로 변신했다. 거의 두 배 가까이 도루가 늘어났다.
20홈런 20도루를 달성한 박병호와 강정호 외에도 톱타자로 그 해 돌풍을 일으킨 서건창 등 '뛸 수 있는' 선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 팀을 맡고 있던 김시진 감독(현 롯데 자이언츠 감독)도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뛸 것을 주문했다. 그리고 당시 주루코치가 김 감독에 이어 현재 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염경엽 감독이다.
그런데 넥센은 지난 시즌 131도루를 기록하며 앞선 시즌과 견줘 도루 숫자가 줄었다. 그리고 올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팀 도루는 8개로 9개 구단 중 LG와 함께 공동 7위다. 팀 도루 부문 1위(16개) KIA 타이거즈와 견줘 차이가 크다.
하지만 넥센은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염 감독은 "올 시즌 팀 운영을 구상하면서 도루 개수보다는 성공률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설명했다. 대주자로 자주 그라운드에 나서는 유재신을 비롯해 벤치로부터 '그린 라이트'를 받은 선수들은 여전히 있다. 염 감독은 경기 상황에 맞춰 도루 사인을 탄력적으로 내기로 마음 먹었다.
염 감독은 "도루 개수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얼마나 팀에 필요한 상황에 (도루를)시도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염 감독이 기대하는 도루 성공률은 시즌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약 70% 정도다. 그는 "그 수치가 마지노선이라 할 수 있다. 성공률이 75% 정도라면 정말 팀에 많은 도움을 준 것"이라고 했다.
넥센은 2012시즌 도루 성공률이 68.52%였다. 지난해는 66.83%를 기록했다. 두 시즌 모두 성공률만 놓고 본다면 염 감독이 생각하는 70%에 조금 못미친다. 그는 "도루는 양면성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성공할 경우에는 상대 수비를 흔들 수 있고 혼란을 줄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우리팀의 흐름이 끊긴다. 이런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했다. 효율성을 놓고 봤을 때 도루는 가장 먼저 꺼낼 공격옵션은 아니라는 의미다.
반면 넥센은 올 시즌 초반 뛰는 야구보다는 타선의 강력한 힘을 발판 삼아 상대를 압박하는 팀이 됐다. 15홈런으로 팀 홈런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9일 열린 KIA전에서도 이택근이 홈런 2개를 쏘아 올리는 등 넥센 타선은 홈런 4개를 쳐냈다. KIA의 중반 추격에 한 점 차로 쫓겼지만 8회말 김민성이 KIA 네 번째 투수 박성호에게 투런포를 쳐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전날 경기에서도 패하긴 했지만 박병호와 유한준이 홈런 손맛을 봤다.
염 감독은 "분위기를 반전하는 데는 홈런만한 게 없다"고도 했다. 염 감독의 바람처럼 넥센 타선은 시즌 초반이지만 대포군단으로 자리를 확실하게 잡아가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넥센은 홈런왕 2연패를 차지한 박병호를 앞세워 125홈런을 기록, 팀 홈런 부문 1위에 올랐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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