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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수' 유재학 감독, 계획대로 우승 불러왔다


심리전 우위, 선수 활용 능력 발휘…2시즌 연속 우승 감독

[이성필기자] 순서는 조금 달랐지만 어쨌든 '만수' 유재학(51) 울산 모비스 감독이 예상했던 대로 4승2패로 끝이 났다.

모비스는 10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6차전(7전4선승제)에서 창원 LG를 79-76으로 꺾고 4승2패의 전적으로 2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챔프전은 사실상 유재학 감독의 예상대로 흘러간 시리즈였다. 유 감독은 챔프전을 앞둔 미디어데이에서 "4승2패로 끝내겠다. 모비스가 1승을 한 뒤 1승1패, 2승1패, 2승2패 후 3승2패, 4승2패로 우승을 차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단순한 예상으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했지만 상대 LG를 흔들어 놓기에 충분한 심리전 전략이었다. 유 감독이라면 뭔가 계획을 갖고 승패 수를 점친 것 아니냐는 기대감까지 포함되면서 4승2패로 이번 시리즈가 끝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물론 유 감독은 2차전 종료 뒤 LG의 약점을 찾은 듯 "4승1패로 끝내겠다"라며 목표치를 바꾸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순서가 조금 달랐어도 자신의 계획을 현실화 시키며 우승한 셈이 됐다. LG에 들으라는 듯 승패 수를 계속 바꿔가며 심리적 압박을 가했다. 유 감독의 세세한 승패 제시에 큰 경기 경험이 적은 LG는 적잖이 당황했다.

'흐름'을 강조했던 유 감독은 1차전을 잡으면서 심리적인 우위를 가져왔고 2, 3차전을 내준 뒤 곧바로 4차전을 가져오며 2승2패로 균형을 잡았다. 5차전도 이기면서 큰 경기의 가장 중요한 '흐름'을 지배했다. 강팀의 조건 중 하나인 분위기 장악을 확실하게 하며 LG의 조급함을 유도한 것이 주효했다.

챔프전 내내 모비스는 LG에 높이의 우위를 보여줬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한 번도 밀리지 않은 것이다. 그 핵심은 LG 괴물 신인 김종규를 꽁꽁 묶은 것이었다. 지난해 챔프전에서 서울 SK 김선형과 최부경을 꽁꽁 묶었던 전략과 유사했다. 매치업 상대였던 함지훈에게 엉덩이의 힘을 앞세워 적극적인 공격을 주문하면서 김종규에게 부담을 안긴 것이다.

유 감독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 대표팀 감독을 하면서 대표선수로 함께했던 김종규의 장, 단점을 너무나 잘 파악했다. 프로 새내기라 큰 경기 경험이 부족했던 김종규는 1차전에서 로드 벤슨 앞에서 덩크슛을 시도하다 블록슛을 당하는 장면이 나왔다. 이 덩크 실패가 승부처였고 이후 이어진 경기에서 김종규의 패기는 많이 움츠러들었다.

김종규는 5차전에서는 덩크슛 후 비신사적인 행위로 판정 받은 경례 세리머니로 모비스에 주지 말아야 할 점수를 줬다. 이 경기가 1점 차로 승부가 갈리면서 김종규의 무리수는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큰 경기의 흐름을 잘 알고 있는 유 감독은 최대한 반응을 자제하며 시리즈에만 집중했다.

통 큰 전략도 돋보였다. LG의 주 득점원인 데이본 제퍼슨과 문태종에 대한 대처였다. 어차피 줄 점수는 주겠다는 것이었다. 대신 이들을 돕는 김종규나 기승호를 강하게 압박했다. 또, 수비 매치업에서도 제퍼슨을 문태영과 함지훈이 돌아가며 막고 그도 안되면 벤슨으로 대처하는 등 변칙수비로 끊임없이 상대를 괴롭혔다. 상대를 질리게 만든 농구가 모비스에는 웃음을 선사한 것이다.

식스맨도 적절히 활용했다. 유 감독은 "식스맨은 식스맨 역할만 해주면 성공적이다"라며 튀지 않는 선에서의 제 역할을 주문했다. 양동근이 양우섭의 수비에 막혀 득점력이 떨어지자 박구영, 이지원, 천대현 등으로 돌려막기를 했고 성공했다.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한 유 감독의 만 가지 지략이 모비스의 우승을 가져왔다고 해야 할 챔프전이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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