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커팅 안해도 돼. 매번 하는 거 뭐."
챔프전 우승 후 기자회견실에 들어온 '만수' 유재학 모비스 감독이 한 말이다. 그의 말에는 KBL 리그 최다 우승 감독의 여유가 잔뜩 묻어 있었다.
모비스가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전의 최종 승자로 정해졌다. 모비스는 10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LG와의 6차전에서 79-76으로 승리하며 4승2패로 우승했다.
경기 후 주요 우승 세리머니인 그물 커팅식에 참석하는 것을 건너뛰고 기자회견실에 들어온 유재학 감독을 KBL 관계자가 찾았다. 그물 커팅식은 우승 팀의 빼놓을 수 없는 행사. 우승팀 감독이 빠질 수 없는 자리다.
그러나 유재학 감독은 "안해도 돼. 매번 하는 거 뭐"라며 고사했고, 그대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가 늦어지는 것을 예방하며 취재진을 배려한 것이다.
여기에는 또 하나의 의미가 담겨 있다. 유 감독의 챔프전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벌써 4번째. 이는 역대 한국 프로농구 감독 중 최다 횟수다. 이번 우승으로 유 감독은 신선우, 전창진 감독(3회 우승)을 한꺼번에 따돌렸다.
얼핏 자랑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유 감독에게도 이번 우승은 특별하기만 하다. 유 감독은 "첫 우승이던 2006~2007시즌 우승과 이번 우승이 가장 기쁘다"며 "처음에는 처음이니까 좋았다. 이번에는 4번 우승이 처음이니까, 또 안된다고 생각했던 것이 되니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우승 후 유 감독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다. 그만큼 유 감독에게 이번 우승의 의미는 남달랐다. 그물 커팅을 생략한 여유에는 최다 우승에 대한 기쁨이 섞여 있었다.
조이뉴스24 창원=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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