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9경기 35타석 타율 2할5푼7리 출루율 2할5푼7리 장타율 6할 3홈런 7타점 5삼진 그리고 사사구 '0'.
두산 4번타자 호르헤 칸투는 시즌 개막 이후 눈에 띄는 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속 타석 무사사구 행진이다. 올 시즌 출전한 전경기 전타석에서 볼넷과 몸맞는 공을 1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타율과 출루율이 정확히 일치한다.
시즌 개막전인 지난달 29일 잠실 LG전부터 주전 4번타자로 출전한 그는 데뷔 첫날부터 LG 선발 김선우를 상대로 3점홈런을 쳐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다음날에도 4타수 1안타를 기록한 그는 지난 2일 목동 넥센전에선 솔로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맹타를 선보였다.
이후 출전한 2경기에서 침묵을 지켰지만 최근 3경기 연속안타로 다시 힘을 내고 있다. 문제는 '삼진은 당해도 걸어서는 안 나간다'는 신조가 있는 것처럼 볼넷과는 담을 쌓고 있다는 데 있다.
시즌 35타석에 타수도 정확히 35다. 야구의 기본이지만 '타석=타수+볼넷+사구+희생타'로 이루어진다. 칸투는 9번의 안타로만 출루했을 뿐 사사구는 물론 희생플라이 하나 없었다.
15일 현재 타격 50걸 가운데 최저 출루율은 3할1푼의 김주찬(KIA)이다.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칸투는 이 수준에도 한참 못미친다. 그의 타율(0.257)은 43위에 해당한다. 타율과 출루율만 놓고 보면 낙제점이다.
그렇지만 그는 두산이 기대하는 '한 방'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시즌 9안타 가운데 홈런과 2루타가 각각 3개다. 쳤다 하면 장타가 터져 나온다. 안타가 나오는 비율이 적어서 그렇지 제대로 맞으면 크게 날아가는 모습은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낮은 타율에도 불구하고 장타율은 6할에 달한다. 리그 9위 수준이다. 시즌 초반 거포로 크게 각광받는 루크 스캇(SK, 0.605)과 별 차이가 없다. 타자의 순수한 장타력만을 평가하는 ISO는 무려 3할4푼3리에 달한다. 홈런(5개)과 장타율(0.712) 1위인 이택근(넥센)의 ISO는 3할8푼5리다. 흔히 표현하는 일발장타력 하나는 무시무시한 셈이다.
물론 칸투 같은 유형의 타자들은 언제든지 '공갈포'로 전락할 위험도 안고 있다. 타격 50걸 가운데 볼넷을 하나도 얻지 못한 타자는 전무하다. 최다안타 공동 26위에 올라 있는 SK 포수 이재원이 시즌 볼넷 1개에 그치고 있지만 그의 타율은 무려 5할(28타수 14안타)이다. 9개 구단 중심 타자들 가운데 3할 미만의 출루율과 '무사사구'를 동시에 기록한 선수는 칸투 하나 뿐이다.
칸투는 그러나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그는 시즌 개막에 앞서 "나는 타석에서 인내심이 뛰어난 타자는 아니다. 좋아하는 공이 오면 적극적으로 치는 성향이다. 삼진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두산도 아직은 지켜보는 과정이다. 어차피 오른손 파워히터로서 4번 타순에서 위압감을 줄 선수가 필요했던 두산이다. 필요할 때 장타를 터뜨려만 준다면 부족한 선구안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두산은 칸투의 앞뒤 타자들인 김현수와 홍성흔이 하루 빨리 살아나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야 타선 전체가 한결 원활히 굴러갈 것이라는 판단이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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