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김승대가)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어 다행이다."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 감독은 팀 공격수 김승대의 활약을 냉정한 시선으로 보고 있다. 최고 공격수 출신의 황 감독이라 더 그럴 수밖에 없었다.
황 감독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K리그 클래식 9라운드를 앞두고 김승대에게 "역습 이외의 상황에서도 골을 넣을 줄 알아야 한다"라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김승대는 지난해 신인으로 3골을 넣었지만 올해는 훨씬 나아진 경기력으로 2년차 징크스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이명주와 찰떡 호흡을 맞춰가며 골맛을 연이어 보는 중이다.
이날 서울전에는 포항의 핵심 전력이라 할 수 있는 이명주가 결장했다. 당연히 책임감이 커진 김승대가 진가를 제대로 발휘하느냐에 모든 초점이 맞춰졌다. 황 감독은 "상대 수비의 밀집 상황에서도 골이 필요하다"라며 새로운 능력을 보여주기를 바랐다.
황 감독의 이야기를 들었을까, 김승대는 0-0으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 31분 김재성의 패스를 받은 뒤 서울의 수비 숲을 헤치고 들어가 골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로 골망을 갈랐다. 이 골로 포항은 1-0으로 승리했고 7경기 무패(6승1무)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1위 자리로 돌아감과 동시에 서울 원정에서 12경기 만에 승리하는 수확도 얻었다.
김승대는 6골로 득점 선두에 올랐고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7경기서 8골로 물오른 득점력을 보여줬다.
경기 후 승리의 흥분을 가라앉힌 황 감독은 "양 팀 모두 어려운 경기였다. 징크스를 깨뜨리려면 평소보다 배 이상의 힘이 필요하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럽지 않지만, 결과적으로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이겼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승대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황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 득점을 해줘 고맙다. 일본(오사카)에서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어 다행이었다"라며 격려했다.
공격형 미드필더 이명주 없이 경기를 치렀던 것에 대해서는 "상대를 괴롭히기 위해 서울 수비 뒷공간을 노렸고 제로톱을 활용했다. 오늘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움직임을 원했지만 연결이 잘 되지 않았다. 전술 변화 적응이 쉽지 않았겠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고민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패한 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전반 시작부터 좋은 흐름을 유지했는데 골 기회를 살리는 부분에서 상대와 우리의 차이가 갈렸다. 우리가 골문 앞에서 과감한 슈팅을 못했다"라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은 김진규의 프리킥이 골대에 맞고 나오거나 포항 골키퍼 신화용의 선방에 막히는 등 안타까운 장면을 많이 연출했다. 최 감독은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고 내용 면에서는 탓하고 싶지 않으나 이럴 때일수록 조금 더 집중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라며 더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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