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너무 기대되고 흥분됩니다."
한국 여자축구 최고의 공격수 박은선(28, 서울시청)이 축구대표팀으로 돌아왔다. 다음달 15일 베트남에서 열리는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에 나서기 위해서다.
박은선은 2010년 4월 15일 아시안컵 대표 소집 이후 4년만에 처음으로 대표팀에 들어왔다. 지난해 성별 논란을 겪는 등 마음 고생이 많았지만 주위의 도움과 팬들의 성원으로 슬기롭게 극복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나설 정도로 박은선에 대한 관심은 컸다.
4년만의 대표팀 소집이지만 실질적으로 A매치를 소화한 것은 2005년 8월 일본과의 동아시안컵 조별리그 경기였다. 나서는 국제대회마다 다른 팀이 성별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180cm의 월등한 신체조건에 골 결정력이 워낙 좋다보니 생긴 일이었다.
실로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박은선의 얼굴에는 설렘이 묻어 나왔다. 아시안컵 대비 훈련을 위해 22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로 소집된 뒤 취재진과 마주한 그는 "기분은 조금 낮설다. 알딸딸한 것 같다"라고 웃었다.
방황의 시간이 길었던 박은선이다. 그는 "4년만에 대표 발탁됐다. (이전 대표팀 발탁) 그 당시에는 내가 너무나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몸을 잘 만들었다. 다시 없는 기회를 얻은 것 같다"라며 무엇이든 해내겠다는 마음을 표현했다.
아시안컵에서는 총 5장의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출전권이 주어진다. 한국의 목표는 일단 내년 캐나다에서 열리는 월드컵 출전이 목표지만 박은선의 합류로 공격력이 튼튼해지면서 우승도 노리고 있다.
무엇보다 '지메시' 지소연(첼시 레이디스)과 박은선의 호흡이 기대된다. 자주 지소연과 연락하는 박은선은 "너무나 기대된다. 지소연이 대단한 것 같다. 소연이로부터 배우고 얻어야 할 것이 많다. 워낙 잘하는 선수라 호흡만 잘 맞추면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라고 전망했다.
지난 겨울 내내 성별논란으로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했던 박은선은 WK리그 개막 후 7골을 넣으며 득점 선두에 올라있다. 윤덕여 대표팀 감독이 뽑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박은선은 "겨울에 훈련을 제대로 못했지만 노력하고 있다.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는데 조금만 더 보완하면 괜찮을 것 같다. 오늘 새 대표팀 트레이닝복을 입었는데 가슴에 호랑이 엠블럼이 무겁더라"라며 농담을 던지는 여유를 보였다,
목표는 역시 아시안컵 우승이다. 중국, 태국, 미얀마와 한 조에 속했지만 충분히 4강 이상을 노릴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는 "당연히 우승을 생각하고 있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보답하겠다. 아시안컵 우승 후 월드컵에 나가서도 우승을 하고 싶다"라고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
물론 넘어야 할 산은 있다. 다른 팀들이 또 다시 성별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 그는 "주위에서 도와주고 있기 때문에 전혀 신경쓰지 않고 대회 준비만 집중하겠다"라며 말을 아꼈다.
FIFA 성별 검사 규정 16조에 따르면 해당 선수에 대한 성 의혹이 제기되면 FIFA 의무위원장이 해당 대표팀 주치의에게 선수의 의료 기록과 성 호르몬 수치 등이 포함된 진단서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할 수 있다. 이를 거부하면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을 수 있다. 이런 문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박은선의 생각이다.
윤덕여 감독도 "박은선은 정말 좋은 선수다. W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고 다른 선수들과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본다"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좋은 기량이 있기 때문에 (성별 논란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며 대표팀의 중심으로 활용할 것임을 강조했다.
조이뉴스24 파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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