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배우 류승룡의 액션 도전작인 영화 '표적'이 베일을 벗었다. 치밀한 액션 연출과 긴장감 넘치는 서사가 돋보인 작품이었다. 현빈의 복귀작으로 뜨거운 기대를 모은 경쟁작 '역린'과 전혀 다른 색채로 맞설 만하다.
24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영화 '표적'의 언론·배급 시사가 열렸다.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는 의미에서 상영 후 기자간담회는 취소됐다. 시사회장에는 '표적'의 제작과 배급 관계자들은 물론, 같은 날인 오는 30일 개봉하는 영화 '역린' 측 관계자들 역시 대거 모습을 보여 관심을 대변했다.
프레드 카바예 감독의 프랑스 영화 '포인트 블랭크'를 원작으로 한 창감독의 '표적'은 의문의 살인 사건에 휘말린 남자 여훈(류승룡 분)과 아내를 구하기 위해 그와 위험한 동행을 하게 된 의사 태준(이진욱 분), 이들을 쫓는 두 형사 송반장(유준상 분)·영주(김성령 분)가 펼치는 추격을 그린다.
'표적'은 지난 2년 간 두 편의 천만 영화를 내놓은 배우 류승룡의 액션 도전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카사노바와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충신, '7번방의 선물'의 딸바보를 거친 그가 완벽한 '더티 섹시'로 돌아왔다. 용병의 전력을 자랑하는 주인공 여훈으로 분해 맨손 액션부터 살기 넘치는 눈빛까지 소름돋게 소화했다.
광역수사대 반장으로 분한 배우 유준상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영화 공개 전 예고된 내용과 비교해 훨씬 큰 존재감을 자랑했다. 그가 연기한 송반장은 목적만을 좇는 냉혈한 인물. 용의자로 지목된 여훈과 그의 도주를 도운 것으로 의심되는 태준을 찾아나선다.
특유의 능청스러움과 섬뜩한 카리스마를 오간 유준상은 KBS 2TV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국민 남편' 꼬리표를 깔끔하게 떼어냈다. 영화의 중반부터 마무리까지 류승룡과 물러섬 없는 대결을 펼치며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역린'에서 혜경궁 홍씨로 분해 아들 정조(현빈 분)를 향한 모정을 연기했던 김성령은 같은 날 전혀 다른 무드의 캐릭터로 관객을 만난다. 추적을 시작한 사건을 포기하지 않는 형사 영주 역을 맡아 액션에 도전했다.
부부로 분한 이진욱과 조여정도 제 역할을 했다. 이진욱은 하루 아침에 납치된 아내를 구하기 위해 의문에 사건에 뛰어드는 의사 태준 역을, 조여정은 아이를 임신한 채 위험천만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 희주 역을 연기했다.
영주와 긴밀한 유대감을 쌓아 온 형사 수진 역의 조은지와 사건의 발단을 제공하는 청년 성훈 역의 진구 역시 중요 장면 곳곳에서 신 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빠른 전개와 숨 돌릴 틈 없는 액션은 '표적'의 미덕이라 할만하다. 특히 화려한 액션 연기와 절제된 눈빛을 동시에 소화한 류승룡의 고군분투가 빛났다. 수갑을 찬 채 상대를 제압하는 장면은 물론, 일촉즉발의 상황에서도 적을 똑바로 노려보는 핏기어린 눈빛이 흥분을 안긴다.
'표적'은 오는 30일 동시에 선을 보이는 대작 '역린'과 흥행 승부수를 띄운다. 현빈과 조정석, 정재영과 한지민 등 스타 출연진의 무게는 '역린'에 쏠렸다. '표적'에도 '대세' 배우 류승룡을 비롯해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했지만 '역린'의 스타캐스팅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순제작비 약 100억에 달하는 '역린'과 비교해 '표적'에는 그 절반 가량의 예산이 투입됐다.
때로 높은 기대는 독이 된다. '역린'이 공개 전부터 흥행의 부담에 짓눌려 온 대작이라면 '표적'은 범작의 인상에서 출발해 수작의 가능성을 내놨다. 어느 작품이 보다 쉽게 기대를 충족할지는 예상 가능하다. '표적'의 승산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