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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흔들 위태위태'…홍상삼의 좌충우돌 선발등판


볼넷 남발에도 실점은 최소화…불안해도 승리 발판 마련

[김형태기자] 위태롭지만 꾸역구역 막는다. 많은 이닝을 책임지지는 못해도 선발 투수의 최소 임무는 충족시킨다.

최근 구원투수에서 선발투수로 전업한 홍상삼(두산)이 2번째 선발등판에서도 그런대로 자신의 몫을 했다. 홍상삼은 30일 잠실 넥센전에서 5회 1사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5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공 85개를 던져 삼진 3개를 잡고 볼넷 5개를 내줬다. 제구가 흔들리면서 마운드를 지킨 매 이닝 진땀을 흘렸지만 실점을 최소화하는 데는 성공했다.

아직은 테스트 과정이지만 조금씩 선발 로테이션에 적응해 가는 모습이었다. 1회 2사3루에서 박병호를 볼넷으로 내보내 위기를 맞은 그는 떨어지는 변화구로 또 다른 강타자 강정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끝냈다.

2회에는 2사를 잘 잡은 뒤 문우람을 좌전안타, 허도환을 볼넷으로 내보내 실점 위기에 직면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서건창을 2루땅볼로 유도하고 수비를 마쳤다.

3회에도 2사 뒤 주자를 내보내는 악습이 반복됐다. 그러나 2사 1루에서 강정호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1루 관중석 두산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4회에는 수비진의 도움도 받았다. 민병헌의 3점홈런으로 두산이 3-0으로 앞선 4회 홍상삼은 김민성에 볼넷, 이성열에 우전안타를 맞아 무사 1,2루 최대 위기에 몰렸다. 실점 위기에서 홍상삼은 문우람을 삼진 처리한 뒤 허도환을 좌익수 파울 플라이로 유도했다. 좌익수 김현수가 공을 잡는 순간 2루주자 김민성이 3루로 뛰었지만 김현수의 재빠른 송구에 3루 베이스를 터치하기 전에 횡사했다.

숨을 죽이며 지켜보는 송일수 두산 감독의 애를 태우면서도 무실점 행진하던 홍상삼은 결국 5회를 마치지 못하고 교체됐다. 서건창과 윤석민의 안타로 1사 1,2루에 몰린 뒤 박병호를 볼넷으로 내보내 1사 만루가 됐다. 2루타 하나면 동점도 될 수 있는 상황.

경기 전 "4월 한 달을 5할승률을 초과해 마치고 싶다"던 송 감독은 주저하지 않고 권명철 투수코치를 마운드로 보냈고, 홍상삼 대신 셋업맨 윤명준을 조기에 투입했다. 윤명준이 강정호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면서 3루주자가 득점했다. 윤명준이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하면서 홍상삼의 이날 실점은 1로 기록됐다.

시즌 첫 선발등판인 지난 24일 대전 한화전서 5이닝 4피안타 5탈삼진 2볼넷 2실점한 홍상삼은 선발 등판한 2경기서 합계 9.1이닝 9피안타 8탈삼진 7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2.90로 준수해 보이지만 WHIP(이닝당 출루허용) 1.72에서 알 수 있듯 안정적인 투구와는 거리가 있었다.

다만 불안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실점을 최소로 억제하면서 팀이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었다. 두산은 홍상삼을 당분간 선발투수로 계속 등판시킬 게획이다. 불펜에선 좀처럼 '영점'을 잡지 못한 그가 선발투수로 확고히 뿌리를 내릴지 궁금하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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