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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중독' 송승헌 "노출 걱정? 이미지 더 좋아질걸"(인터뷰②)


"나이 들어도 멜로 하고 싶다"

[권혜림기자] 배우 송승헌이 다른 얼굴로 돌아왔다. 그의 조각같은 외모는 다정하고 착실한 로맨티스트 역에만 어울리는 것이 아니었다. 이번엔 위험한 사랑에 몸도 마음도 빠져든 엘리트 군인이 됐다. 예고 영상과 포스터 등 미리 공개된 결과물만 봐도 분명 매혹적이었다.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영화 '인간중독'을 연출한 김대우 감독과 배우 송승헌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는 베트남전이 막바지로 치달아 가던 1969년, 엄격한 위계질서와 상하관계로 맺어진 군 관사 안에서 벌어지는 남녀의 비밀스럽고 파격적인 사랑이야기를 그린다.

송승헌은 극 중 모두의 신임을 한 몸에 받는 엘리트 군인 진평 역을 맡았다. 데뷔 후 처음으로 노출 장면들을 소화, 변신을 시도했다. 진평의 부하 우진(온주완 분)의 아내 종가흔 역을 맡은 신인 배우 임지연과 격정적인 멜로를 펼친다.

'인간중독'은 '정사'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의 각본을 맡고 '음란서생' '방자전'을 연출한 김대우 감독의 신작이다. 송승헌은 "김 감독과 첫 작업을 앞두고, 쓰셨던 영화와 연출하셨던 영화들을 다 봤다"며 "이번 영화는 감독님의 기존 색깔과 조금 달라 궁금해졌다"고 입을 열었다.

"시나리오를 보고 나니 개인적으로는 왠지 진평 역을 안하면 안될 것 같았어요. 망설인다고 말했을 때, 주변 지인들도 그럴 필요 없다고 조언해줬죠. 고민했던 것이 너무나 어리석은 일이었어요. 하길 너무나 잘 했다는 생각이 들고요. 기존 이미지를 깬다거나 노출 부담이라거나 하는 것은 둘째 문제에요. 제 아내가 있는데 부하의 아내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그런 설정이 제겐 처음이었거든요. 거부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일단 던져 보자고 생각했어요."

김대우 감독에 대한 든든한 신뢰 역시 '인간중독'에 출연을 결정하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 송승헌은 이날 옆자리에 앉은 김 감독을 가리키며 "굉장한 독서량을 자랑하는 고수"라고 표현했다. 이어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갖고 있어 현장에서도 모든 것을 포용하는 분이었다"며 "성격이 급한 나는 뜻대로 안되면 화가 나는 다혈질인데, 감독님은 부처님같은 인격을 지녔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에 김대우 감독은 손사래를 치며 겸손하게 화답했다. 그는 "나보다 나이 어린 사람들을 보면 그 나이대의 나보다 못한 사람이 거의 없더라"며 "'내가 저 나이에 어땠나' 생각하면 그 사람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지금 송승헌이 자신이 인격적으로 포용력이 없고 급하다고 말하지만, 저는 그 나이 때 송승헌의 반의 반도 되지 않는 사람이었어요. 다만 '내년엔 조금 더 나아져야지' 하는 면은 있죠. 20대의 송승헌이 아이돌같은 얼굴을 갖고있었을지 몰라도, 저는 지금의 송승헌이 훨씬 보기 좋거든요. 함께 일하는 스태프들에게도 정말 너그럽고요. 이미 훨씬 큰 비즈니스의 맛을 알면서도 영화라는 터프하고 어떻게 보면 덧없고 힘든 세계로 돌아온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봐요."

김 감독의 말에 일리가 있었다.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서 오래 인기를 누려 온 그는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 왔다. 김대우 감독은 "송승헌은 해외에서 CF를 찍어도 영화 한 편 값을 받을 것"이라며 "그런데 영화라는 작업의 가치로 무언가를 남기고 싶어 한다. 더 나아가 말하면 삶이 뭔지에 대한 고민을 하며 이 곳에서 다시 노력하고 있지 않냐"고 말했다.

송승헌은 뜨거운 인기보다도 연기에 목말라했다. 종종 완벽한 외모 탓에 연기력을 평가절하받는 배우들이 있다. 송승헌 역시 스타성 강한 미남 배우라는 이유로 그가 가진 능력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시선을 받아왔다. 유쾌하게 답하기 어려운 화두일 수 있었지만 송승헌은 망설임 없이 답을 이어갔다.

"'그게 어쩔 수 없이 내가 가진 그릇인가' 싶은 적이 있어요. 배우들마다 색깔이 다르잖아요. 우리 나라 배우들을 가리켜 연기파와 비주얼파로 나누는 경향이 없지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비주얼이 좋으면서 연기도 잘 하는 분들이 있잖아요. 제게 연기에 대한 엄격한 잣대가 주어진다면, 제가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시선을 부정하고 싶진 않고요. 그러면서도 연기파로 불리는 선배들이 아닌, 나만이 지닌 색깔을 더 잘 가꾸고 싶어요. 자신도 있고요. 그런 시각에 연연하는 시기는 지난 것 같아요."

송승헌은 "나이가 들어도 멜로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더 멋있게 나이 들고 싶다"며 선하게 웃어보인다. 그는 "이런 저런 비즈니스도 시도해 봤지만 결국 연기자의 길을 가는 것이 내게 맞는 일 같다"며 "요즘 조금씩 굳어져가고 있는 생각이다"라고 알렸다.

"결국 내가 더 잘 알고 내 인생의 반 이상을 투자한 것이 연기잖아요. 이보다 더 잘 아는 것이 없으니 배우로서 끝까지 가보자고 생각 중이에요. 이번 영화에 노출이 있으니 이미지 걱정을 하는 분들도 있는데, 아마 영화를 보고 나면 그런 걱정은 들지 않으실 거예요. 바보가 아닌 이상, 그런 영화였다면 출연하지 않았겠죠. 슬픈 멜로이자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예요. 더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어 택했으니 내 안의 울타리를 박차고 나가는 계기가 됐어요. 이미지는 더 좋아지지 않을까요?(웃음)"

한편 '인간중독'에는 송승헌 외에도 임지연·온주완·조여정·유해진 등이 출연했다. 오는 15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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