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 투수 김성배는 최근 부담이 줄었다. 원래 자리였던 중간계투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김성배는 2013 시즌 초반부터 롯데의 뒷문지기로 나섰다. 당초 마무리감으로 낙점 받은 정대현의 컨디션이 좋지 않자 불펜의 한 축을 담당하던 그가 임시로 그 자리를 맡았다. 김성배는 지난 시즌 제 역할을 충분히 했다. 31세이브를 올리며 구원 부문 3위에 올랐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상황에 따라 더블 스토퍼를 가동할 수도 있다"며 마무리투수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그래도 김 감독은 김성배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았고, 시즌이 시작되자 김성배는 당연히 마무리로 마운드에 올랐다.
김성배는 4월 4일과 5일 울산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 이틀 연속 마무리 등판해 팀 승리를 지키며 깔끔하게 시즌 출발을 했다. 하지만 1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이 고비가 됐다. 당시 김성배는 조쉬 벨에게 9회초 동점 솔로포를 허용하며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경기는 연장 10회말 터진 히메네스의 끝내기 3점 홈런으로 롯데가 이겼지만 김성배는 기뻐할 수 없었다.
1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도 김성배는 또 팀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에릭 테임즈에게 또 다시 홈런 한 방을 허용해 동점을 내줬다. 이날은 롯데가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NC에게 3-5로 졌다.
김성배가 흔들리며 심적 부담을 드러내자 김 감독은 '집단 마무리' 카드를 꺼냈다. 정대현, 이명우 등이 상황에 따라 뒷문을 책임졌다. 그러나 효과는 적었다. 오히려 불펜진의 과부화가 우려됐다. 결국 불펜투수들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피칭을 하는 김승회가 새로 마무리를 맡게 됐다.
일단 김승회 카드는 성공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 김승회는 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전에서 연장 10회초 롯데가 2점을 뽑아 3-1 리드를 잡자 10회말 등판해 가뿐하게 승리를 지켰다. 시즌 4세이브째(3홀드)를 올렸다.
불펜 필승조를 맡아 김승회와 보직이 맞바뀐 김성배는 8회말 장원준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와 0.2이닝을 던지며 '홀딩맨'으로서 마운드의 허리 노릇을 했다.
김성배는 시즌 초반 구위가 예전같지 않았다. 블론세이브 2개를 기록한 이유가 바로 구위 저하였다. 그러나 중간계투로 돌아간 뒤부터 부담감이 줄어서인지 조금씩 구위를 회복하고 있다. 그는 "초반보다 확실히 나아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성배는 "마무리 자리를 넘기고 난 뒤 마음이 조금 편해진 건 사실"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팀과 동료 투수들에게는 미안하다"고 전했다. 자신이 뒷문 단속에 실패하면서 중간계투 운영이 매끄럽게 돌아가지 않는 주요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김성배는 "마무리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내 탓이 크다"고 미안해 했다.
그러나 지난 일을 계속 자책만 하고 있을 순 없다. 김성배는 "(김)승회가 편하게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바뀐 임무"라며 "한 타자만이 아니라 좀 더 많은 이닝을 끌고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성배는 9일 NC전을 제외하고 최근 등판한 4경기에서는 모두 1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팀내에서 가장 많은 6홀드를 올리고 있다. 평균자책점도 1.72로 준수하다. 현재 팀의 '필승조'로 나서는 중간계투 중에서 가장 나은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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