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 투수 크리스 옥스프링이 의미 있는 시즌 4승째(2패)를 올렸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시즌 개막 후 한 가지 고민에 빠졌다. 쉐인 유먼이 등판할 때면 신나게 터지던 팀 타선이 옥스프링이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는 날이면 거짓말처럼 조용한 일이 되풀이된 것이다.
한두 경기 정도는 그러려니 했다. 그러나 옥스프링이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하는 횟수가 늘어나자 김 감독은 로테이션에 변화를 줘 송승준과 옥스프링의 등판 순서를 바꿔보기도 했다. 하지만 옥스프링 등판 경기의 득점 지원은 18일 사직 넥센전 이전까지만 해도 경기당 3.5점으로 롯데 선발진 중 가장 낮았다. 롯데의 올 시즌 경기당 평균 득점 5.8점에도 많이 모자랐다.
옥스프링은 18일 넥센전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데 이날은 이전과 달랐다. 1회부터 최준석의 선제 3점 홈런이 터지며 옥스프링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3회에는 황재균의 만루포까지 나오면서 롯데는7-0으로 달아나 여유있게 초반 리드를 잡았다.
결국 롯데는 넥센의 추격을 뿌리치고 11-6으로 이겼다. 5이닝을 소화하며 1실점으로 선발 몫을 해낸 옥스프링은 승리투수가 됐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앞서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를 상대로 2연속 '루징시리즈'를 기록한 부진을 벗어 던지고 넥센과 3연전을 2승1패 '위닝시리즈'로 끝냈다.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는 계기를 만든 셈이다.
옥스프링에게도 이날 승리는 값졌다. 그는 지난해 롯데 유니폼을 입고 넥센 상대 5경기에 나와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5.10으로 부진했다. 이전 LG 시절을 포함해도 넥센에게 유독 약했다. 승운이 따르지 않은 경기도 많았다. 그러나 이날 지긋지긋하던 넥센전 무승 사슬을 끊었다.
옥스프링은 "운은 바뀌기 마련"이라며 "타자들에게 경기 초반부터 많은 득점 지원을 받아 좀 더 편안하게 공을 던졌다"고 했다. 전날(17일) 넥센전에선 유먼이 선발로 등판했는데 롯데 타선은 침묵했다. 그리고 초반 어이없는 실책이 연달아 나오면서 실점을 하는 바람에 유먼을 힘들게 했다. 롯데는 2-14로 크게 졌고 유먼은 시즌 첫 패전을 기록했다.
옥스프링은 "넥센을 상대로 첫 승을 올렸는데 공을 던지는 동안 실수를 많이 하지 않은 부분이 넥센 상대 개인 연패를 끊은 원동력"이라며 "야수들에게도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5개의 실책을 저질렀던 롯데 야수들은 이날은 깔끔한 수비를 보였다.
그러나 옥에 티는 있었다. 바로 피홈런이다. 옥스프링은 5회초 넥센 유한준에게 솔로포를 허용했다. 그는 지난 시즌 30경기에 나와 10개의 피홈런을 기록했는데 올 시즌에는 10경기 출전에 벌써 홈런 9개를 맞았다. 그 중 8개를 안방인 사직구장에서 내줬다.
옥스프링은 "개인적으로 지난해와 견줘 올해는 스트라이크존이 약간 높아진 것 같다"면서 "그래서 거기에 맞춰 공을 던지고 있는데 높은 공에 홈런을 다소 많이 허용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시진 감독도 "옥스프링은 커터를 많이 던지는 편인데 높게 제구가 될 때 장타가 나올 확률이 높다"며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과 롯데 입장에서는 옥스프링의 피홈런 숫자를 크게 개의치 않고 있다. 옥스프링은 이날 경기까지 59.1이닝을 던졌다. 장원준(8경기, 52이닝)과 함께 팀 선발진 중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대표 주자다. 여기에 아직까지 단 한 차례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았다.
옥스프링은 지난해 스프링캠프 초반 부상 하차한 스캇 리치몬드의 대체 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시즌 초반 연패를 당하기도 했지만 결국 두 자릿수 승수(13승 7패)를 거두며 복덩이가 됐다. 올 시즌도 좋은 활약을 펼치는 데는 변함이 없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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