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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기다리는 이용, '공수 윤활유' 꿈꾼다


흔한 청소년대표 경험 없이 국가대표로, 측면 지배자로 웃고 싶어

[이성필기자]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전지훈련 캠프를 차린 홍명보호의 분위기는 최상이다.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가 가져온 국내 TV 수신 프로그램 TV패드가 화젯거리를 양산한다. 휴식 시간이면 선수들의 사랑방 격인 치료실에 모여 실시간으로 국내에서 방송되고 있는 드라마나 연예 오락 프로그램을 본 뒤 대화의 꽃을 피운다.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도 누구보다 진지하게 브라질월드컵 준비에 몰두하고 있는 선수가 있다. 오른쪽 풀백 이용(28, 울산 현대)이다.

이용은 그 흔한 청소년대표로도 뛰어보지 못했다. 성인대표팀 이전에는 2009년 하계유니버시아드에 출전한 것이 경력의 전부다. 지난해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중국과의 경기가 A매치 데뷔전이었다. 그만큼 국가대표 분위기에 익숙하지 못하다.

이용을 지도했던 김호곤 전 울산 현대 감독은 "(이)용이가 활발한 성격이 아니라 국가대표에서 잘 하려면 선, 후배들과 넉살 좋게 친해져야 한다.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는 때로는 상대를 거칠게 다루는 등 '나 성격 있어요'라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라는 조언을 하기도 했다.

대표팀과 인연을 맺은 지 1년 가까이 흐른 현재, 이용은 꿈의 무대인 월드컵 출전을 앞두고 있다. 월드컵 대표팀 홍명보호 출범 이후 대부분의 경기에 출전하며 경험을 쌓고 있다.

이용은 피곤한 올 시즌 초반을 보냈다. 1월 브라질-미국으로 이어지는 국가대표 전지훈련에 참가했고 곧바로 소속팀 울산으로 돌아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정규리그를 소화했다. 말을 못했지만 계속된 강행군에 휴식이 간절했다.

표현을 잘 하지 않는 이용의 성격이지만 대표팀 생활에는 서서히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2일 오후(한국시간) 대표팀의 전지훈련지인 마이애미 세인트 토마스 대학에서 만난 이용은 "시차 적응 하느라 피곤했는데 이제는 많이 괜찮아졌다. 선, 후배들과도 많이 친해졌다"라며 웃었다.

1월 전지훈련을 경험한 것은 큰 자산이었다. 어떻게 해야 시차적응을 하고 장거리 이동시 신체 리듬을 맞출 수 있는지에 대한 노하우가 나름대로 쌓였다. 그는 "지금 하고 있는 훈련 프로그램이 처음이 아니라 다행이다.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느끼고 보고 배우고 있다"라며 웃었다.

이용이 월드컵 본선에서 주전을 꿰찰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 지난달 28일 튀니지전에 선발로 나서는 등 홍 감독의 신뢰를 얻고 있다고는 하지만 완벽하게 자기 자리를 잡은 것은 아니다.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에 기여한 김창수(가시와 레이솔)가 부상에서 회복해 대표팀에 발탁됐고 멀티플레이어 황석호(산프레체 히로시마)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용으로서는 기량 면에서 좀 더 완벽해질 필요가 있다. 그 역시 "수비를 잘 해야 월드컵에 가서도 잘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많이 연습을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느껴야 된다"라며 자기 발전을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튀니지전에서 배운 바가 많은 이용이다. 그의 장점은 날카로운 가로지르기(크로스)다. 공격을 중앙에서 잘 마무리하려면 이용같은 풀백의 오버래핑에 의한 가로지르기가 반드시 나와야 한다. 자신의 공격 가담이 성공하면 이용은 흥분한다. 하지만, 실패 시에는 스스로 자책을 하며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 튀니지전 실점 장면도 이용과 홍정호 사이로 침투하는 상대를 막지 못한 결과였다.

그는 "당시는 모두 정상이 아니었던 것 같다. 반성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됐다"라며 "앞으로 대표팀이 나가는 방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선수들끼리 서로 이야기를 많이 했다. 분명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것이다"라며 월드컵 본선에 대한 밝은 미래를 노래했다.

조이뉴스24 마이매이(미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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