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선발 투수까지 불펜 투입하는 강수를 뒀지만 결국 역전패로 무릎을 꿇었다. 암울한 KIA 마운드의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KIA는 10일 광주 한화전에서 15-16으로 패하고 2연패에 빠졌다. 8위 한화와는 2.5경기 차로 좁혀졌다.
기대와 우려를 안고 시작한 경기였다. 이날 한화전 선발투수는 김병현이었다. 그의 선발 등판은 넥센 유니폼을 입고 나선 지난해 7월 25일 목동 두산전 이후 320일 만이었다. 줄곧 불펜 투수로 나서던 김병현이 깜짝 선발로 등장한 것이다.
원래 한승혁이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지만 워낙 제구가 불안해 경험 많은 김병현을 믿어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이날 김병현은 2.2이닝 만에 5피안타 3볼넷 1탈삼진 7실점(6자책)으로 무너졌다. 1회 1실점한 뒤 2회를 삼자범퇴로 막았으나 3회 안타 3개와 볼넷 3개로 대량 실점했다. 마운드를 이어받은 최영필이 김경언에게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았고, 좌익수 실책까지 겹쳤다.
김병현이 조기 강판하면서 구원진이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최영필이 2이닝 2실점(1자책)을 기록했고, 이어 심동섭과 김태영, 임준혁이 차례로 등판했다.
조기 투입한 마무리 어센시오 카드도 실패했다. 11-9로 앞선 8회초 1사 1루에서 마무리 투수 어센시오가 등판했다. 어센시오는 김태균을 삼진으로 잡아낸 뒤 피에에게 동점 우월 투런포를 허용했다. 올 시즌 3번째 블론세이브다.
이어 선발 요원이었던 한승혁도 등판해 0.1이닝 동안 1피안타 2볼넷 1탈삼진 2실점으로 고전했다. KIA는 이틀 후 선발 등판을 앞둔 김진우까지 마무리 투입해야 했다. 15-13으로 추격당한 9회초 2사 1, 2루 피에 타석에서 아웃 카운트 하나를 책임지기 위해 김진우가 등판했다. 하지만 피에에게 초구에 중전 적시타를 내주고 말았다. 이어 김진우는 송광민에게 역전 2타점 2루타까지 헌납하고 승리를 날리면서 패전투수가 됐다.
KIA는 무려 8명의 불펜투수를 투입했지만 소득 없이 출혈만 컸다. 이날 패배로 KIA의 팀 평균자책점은 6.30으로 상승했다. 최하위다.
KIA는 경기 전 김정수 투수코치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홍우태 3군 투수코치를 1군에 등록했다. 홍 코치가 불펜을 전담하고, 이대진 1군 불펜코치가 메인 투수코치를 맡았다. KIA는 코치 보직 교체로 분위기 쇄신을 노렸으나 첫 날부터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앞으로의 경기도 걱정이다. 로테이션대로라면 6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했던 김진우는 12일 광주 한화전에 선발로 나서야 한다. 김진우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10일 경기 구원 투입과 블론세이브의 악몽을 씻고 호투할 수 있을까.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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