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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 in(人) 브라질]⑦'雖死不敗' 이근호의 러시아전을 믿습니다


4년 전 아픔 만회하기 위해 기다린 브라질, 남은 것은 폭발뿐

[이성필기자] 홍명보호의 브라질월드컵 첫 도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뜨거우면서도 냉정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그런 태도로 월드컵을 간절히 기다리는 이가 있습니다. 바로 국가대표 이근호(29, 상주 상무)입니다. 이근호는 모두가 알다시피 지난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해 유럽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 짐을 싸서 한국으로 와야 했습니다.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이근호는 이번 월드컵 대표팀의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팀내 두 번째로 많은 나이로 후배 선수들에게 깨알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구요. KBS(한국방송) 해설위원으로 활약중인 '예언가' 이영표 위원이 이근호를 러시아의 촘촘한 수비벽을 깰 무기로 꼽았다죠.

기자는 이근호와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전지훈련부터 브라질 포스 두 이구아수 베이스캠프, 그리고 1차전이 열리는 쿠이아바까지 총 세 차례 인터뷰를 시도했습니다. 그가 공식 인터뷰에 나온 것까지 포함하면 네 번이네요. 이영표 위원의 예언 전에, 이근호가 만약 조커로 활용된다면 분명히 러시아전에서 출전 기회를 얻고 뭔가를 해줄 것이라는 막연한 '감'이 계속 따라 다녔습니다.

마이애미에서 전훈지에서의 이근호는 '왜 내게 질문을 할까'라는 표정이었습니다. 주전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인지 아니면 힘든 훈련에 정신이 없어 피곤했는지는 명확하게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나는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 대상자는 아닌데'라는 표정이 얼굴에 보였습니다. 믹스트존의 특성상 주요 관심 대상의 선수에게 주로 취재진이 몰리니, 이근호는 자주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그냥 지나갔거든요.

그래도 이근호는 최근 경기에서나 훈련 때나 가장 좋은 움직임을 보여줬습니다. 가나와의 평가전에서도 한국은 크게 패했지만 분명 이근호는 희망적인 경기력을 보여줬구요. 이근호는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는 서서히 올라가고 있습니다. 러시아전이 되면 정상 궤도에 올라있을 겁니다"라고 말이죠.

그가 선발 출전할 지, 조커로 나설 지는 모르겠지만 러시아전 분석을 어떻게 했느냐고 물어보면 후반에 윙어가 들어가서 해야 할 역할을 나열했습니다. "측면 뒷공간을 파고 들어야 한다" 또는 "촘촘한 수비를 잘 헤집어야 한다"라며 자신의 역할론을 수차례 표현했습니다.

이근호의 선전을 기원하는 이는 많겠지만 그 중에서도 국군체육부대 윤흥기 부대장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근호는 상주 상무 입대 후 새로운 축구에 눈을 떴다며 늘 부대에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대표팀 소집마다 '국군대표선수'라는 표식에 잘 다려진 정복을 입고 등장하니 체육부대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좋은 홍보가 있을 수 없지요.

윤 부대장은 이근호의 월드컵 활약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윤 부대장은 기자에게 '수사불패(雖死不敗-죽을 수는 있어도 질 수는 없다)'를 언급했습니다. 수사불패는 군인에게는 필수 덕목입니다. "수사불패의 정신으로 한 건 해줄 것으로 믿는다"라는 것입니다. 러시아전에서 꼭 성과를 내고 돌아오라는 일종의 최고 상관의 명령(?)입니다.

4년 전 월드컵 대표 탈락 때보다 나이를 먹고 더 성숙해진 이근호, 한 번의 아픔을 발전의 계기로 삼은 이근호, A매치 64회 출전해 18골을 넣은 경험이 풍부한 이근호, 병장 이근호, 한국 나이 30살로 인생의 새로운 문을 연 이근호. 그의 월드컵 선전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⑧편에 계속…>

조이뉴스24 /쿠이아바(브라질)=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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