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막내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고 자부할 수 있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그저 팀(Team) 안에서 최선을 다했을 뿐이었고 원치 않았던 결과에 뜨거운 눈물을 뿌렸던 것이다.
한국 축구대표팀 막내 손흥민(레버쿠젠)에게 브라질월드컵은 환희와 슬픔이 교차하는 월드컵이었다. 알제리전에서 데뷔골을 넣으며 환상의 개인기를 보여줬지만 팀은 완패했고, 결국 한국은 1무2패로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27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코린치안스에서 열린 브라질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벨기에전을 0-1 패배로 마친 뒤 만난 손흥민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다. 이미 경기가 끝난 직후 그라운드에서 펑펑 울었고 선수대기실에서도 눈물을 그치지 못했던 그다.
손흥민은 취재진과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나서도 울먹였다. 지켜보는 취재진의 가슴을 아프게 만들 정도로 아쉬움이 커보였다. 그는 "선수 개개인마다 4년마다 한 번 열리는 대회를 오랫동안 준비했다. 세 경기 모두 출전할 수 있어 좋았다. 뒷받침 해준 형들 고맙고 감독님에게도 감사한다"라고 말하며 울억였다.
눈물의 의미를 말하면서 또 울먹였다. 그는 "상당히 아쉽고 형들한테 너무 미안하다. 막내로서 제 몫을 하지 못했다"라며 눈물을 쏟았다.
아직 미래가 창창한 손흥민이다. 그는 "감독님과 형들이 괜찮다고, 아직 다음 기회도 많이 있고 넌 충분히 잘할 거라 위로하더라"라며 떨리는 입술로 말했다.
국민들께 죄송했다는 손흥민은 "많은 국민이 새벽에 응원을 해줬는데 아쉬운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하다. 승리라는 선물을 드리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라고 전했다.
팀 전체가 잘못해서 패했고 부족함이 많았다는 것을 느낀다는 손흥민은 미래를 약속했다. 한국 나이로 스물세 살인 손흥민에게는 2018 러시아, 2022 카타르, 그리고 또 2026 월드컵까지도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
그는 "4년이라는 시간을 또 기다려야 한다. 월드컵이란 큰 무대를 더 착실하게 준비하겠다. 이번 경험을 토대로 더 멋있는 경기를 하겠다"라고 의욕을 보인 뒤 "월드컵을 경험해보니 너무 강한 선수들이 많다는걸 또 다시 느꼈다. 개인훈련 등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라며 반성하는 모습도 보였다.
더 많은 기회와 미래를 생각하는 손흥민은 "데뷔골은 개인적인 입장에서 중요했지만 팀 성적이 좋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기대한 것보다 안좋아서 실망했다. 어린 선수인 만큼 앞으로도 기회가 더 많을 것으로 생각하고 더 준비하겠다"라며 새로운 미래를 예고했다.
조이뉴스24 상파울루(브라질)=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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