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은 기본적으로 선발 출전 명단에 변화를 주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취임 기자회견 때부터 "팀이 안정되면 베스트 9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들쑥날쑥한 출전,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것은 선수들의 경기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 감독은 취임 후 지금까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야구를 펼치지 못했다. 아직까지는 선수 기용에 있어 고민이 깊어져 있을 뿐이다.
양 감독은 26일 NC전에 앞서 외국인 선수 조쉬벨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변화구 대처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다고 판단해 2군에서 훈련 기간을 갖도록 했다. 조쉬벨이 비운 3루 자리는 김용의가 맡게 된다.
양 감독은 "가능하면 (김)용의에게 꾸준히 3루를 맡기고 2루는 박경수와 손주인으로 꾸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포지션을 맡던 김용의를 3루에 고정시키면서 출전 기회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뜻이다.
김용의의 기용법에 대해 이야기하던 양 감독은 선수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드러냈다. 확실한 포지션을 찾아주지 못하고, 출전 기회도 들쑥날쑥했던 데 대한 미안함이다. 양 감독은 "그런 야구(라인업이 고정돼 있지 않은 야구)를 좋아하지 않지만 지금까지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양 감독의 미안함은 외야의 정의윤에게로 향했다. 정의윤은 최근 선발 출전 기회를 자주 얻지 못하고 있다. 5월 말부터 주전 자리를 꿰찬 채은성과는 비교되는 대목. 주로 지명타자, 외야수로 출전하고 있는 채은성은 정의윤과 포지션이 겹친다.
양 감독은 "(정)의윤이는 지금 단계에서 업그레이드 돼야 할 선수다. (채)은성이와는 달리 기본 에버리지가 있는 선수다. 2할8푼~9푼 정도는 칠 수 있다"며 "반면 은성이는 아직 기량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을 해봐야 한다"고 정의윤보다 채은성에게 기회가 더 가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양 감독은 "그런 점에서 의윤이에게 미안하다"며 "의윤이 말고도 요즘 자주 출전 못하는 선수들이 사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양 감독으로서는 정의윤의 쓰임새가 고민일 수밖에 없다. 중견수는 박용택이 붙박이고 우익수로는 최근 채은성이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고 있다. 간혹 채은성이 1루로 가면 이진영이 우익수로 나선다. 남은 한 자리는 타격 페이스가 가파른 이병규의 차지다.
양 감독은 정의윤을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선수'라고 평가하면서 올 시즌 기대에 못미치고 있는 이유로 출전 기회가 꾸준히 주어지지 않은 것을 꼽았다. 일종의 딜레마다. 그러나 양 감독으로서도 어쩔 수 없다. 자리는 정해져 있고, 출전시켜야 할 선수는 많다. 정의윤이 주어지는 기회를 잘 살리는 수 밖에 없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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