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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어디가'의 월드컵은 달랐다…패배도 힐링으로!


가족애와 순수, 타 월드컵 예능과 차별화 성공

[이미영기자] 브라질로 간 '아빠어디가'는 뻔하지 않았다. 아빠들을 만난 가족들은 따뜻했고 뭉클했다. 한국 대표팀의 골에 눈물 흘린 아이들은 아직 아물지 않은 패배의 아픔을 힐링 시켰다.

지난 29일 방영된 MBC '일밤-아빠! 어디가?'에서는 2014 브라질 월드컵 MBC 중계에 참여한 안정환과 김성주의 가족이 비행기를 타고 브라질로 향한 에피소드를 다뤘다. 윤민수와 윤후 부자 역시 이들과 함께 브라질에 도착했다.

현지에서 중계진으로 활약하고 있는 아빠들을 만나고, 알제리전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아빠어디가'는 여타 월드컵 예능처럼 국가대표팀을 응원하고, 그라운드 위 선수들을 쫓는데만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다. '아빠어디가'의 가족들이 주인공이었다.

상봉 에피소드부터 눈길을 끌었다. 안개 탓에 비행기가 연착되며 만나기로 예정됐던 시간에서 4시간이 훌쩍 지난 뒤에야 감격적인 만남이 이뤄졌다.

남편을 기다리던 아내들은 뛰는 가슴을 진정시켜야 했다. 이혜원은 남편 안정환이 입국장에 들어서자 환한 미소와 함께 부끄러운 듯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안정환은 "너무 좋아서 감격했다"며 "선수 때보다 더 힘들다"고 웃음 섞인 토로를 했다. 김민국도 아빠 김성주에게 한달음에 달려가 품에 안겼고 김성주는 "이제 좀 힘이 난다"며 좋아했다. 안정환의 딸 안리원 역시 고대하던 아빠와의 만남에 곁에서 떨어질줄 몰랐다. 아빠들과 가족들의 애틋한 만남은 뭉클했다.

해설위원으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안정환의 재치 입담은 경기장 밖에서도 빛났다.

이동 버스에 오른 해설진과 가족들은 브라질 생활에 대한 이런 저런 이슈를 나누던 와중 안정환은 "(김)성주 형 밥 해 먹이다가 힘 다 빠졌다"고 하소연해 웃음을 안겼다. 이에 김성주의 아내도 "밥 해 먹이느라 고생하셨다"고 고마워해 폭소를 자아냈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의 달콤한 만남의 시간은 짧았다. 아빠들은 중계를 위해 가족들과 헤어져야 했다. 아이들은 울음을 터뜨리며 아빠들을 붙잡았고, 아빠들의 얼굴에도 아쉬움이 가득했다. 월드컵 특집에서 더 빛난 따뜻한 가족애는 시청자들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아빠어디가'의 알제리전 관람도 여타 예능과 달랐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팀은 졸전 끝에 4대2로 패배했다. 한국 축구팀과 팬들에게 쓰라린 상처를 남긴 경기였다. 한국 축구팬들에게는 다시 상기하고 싶지 않은 경기였을 터. 게다가 전날 방송된 '무한도전'에서도 알제리전 경기를 관람하고 응원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담겼다. 자칫 '재탕'이 될 수 있으리라는 기우도 있었다.

그러나 '아빠어디가'는 이전 월드컵 예능에서 보지 못 했던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았다.

아빠들은 중계진이었으며, 한때 대표팀 축구선수들이었다. 경기장 반대편에서도 중계진에 있는 남편을 알아보는 아내의 모습은 놀라울 정도였다.

무엇보다 경기를 지켜보는 아이들의 순수함이 여과없이 카메라를 통해 전달됐다. '무한도전', '예체능'의 응원단과는 또 달랐다.

열띤 응원에도 불구하고 한국팀이 전반전에서 3골을 내주면서 객석 분위기는 무거웠지만 후반전 손흥민의 만회골이 터지자 가족들은 기쁨을 드러냈다. 김민국은 간절히 기다렸던 골에 눈물을 터트렸고 쉽게 그치지 못 했다. 안정환의 아내 이혜원도 눈시울을 붉혔다. 막내 김민율이 "우리 이기는 거냐"는 엉뚱한 물음은 웃음을 안겼다. '졌지만 최선을 다한 대표팀에 박수를 보낸다'는 일률천편적이었던 응원 문구보다 훨씬 감동적이었다. 아이들의 눈물에 쓰라린 패배마저도 힐링이 됐다.

김성주와 안정환은 이날 경기에 실망했을 가족들에게 "경기가 져서 어떡하냐"고 미안해하며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어루만졌다.

먼 브라질 땅까지 날아갔지만 다시 이별을 하는 가족들의 모습도 눈물겨웠다. "우리의 사랑은 잠시 미뤄두자"며 다음 일정을 위해 바삐 움직이는 아빠들의 모습이 애처로우면서도 듬직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월드컵 예능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무한도전'과 '예체능' '힐링캠프'까지, 많은 예능프로그램들이 야심만만하게 브라질로 날아갔다. 대표팀의 저조한 성적에 월드컵 효과를 보지 못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빠어디가'는 달랐다. 가족애와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은 프로그램의 색깔을 살리기에 충분했다. 대표팀은 졌지만, '아빠어디가'는 충분히 성공적이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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