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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축구 역사 꼼꼼하게 정리된 축구 박물관


감동과 비극의 역사 총정리, 축구 박물관 없는 한국에 롤모델

[이성필기자] 브라질 사람들은 남미에서도 느긋한 성격이다. 옆나라 아르헨티나가 다혈질의 끝을 보여주는 것과 비교하면 그나마 얌전한 편이다.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기록물에 대한 정리가 깔끔하다. 상파울루에 위치한 파캠부 스타디움 내 축구 박물관(Museu do Futebol)을 둘러보니 그런 느낌이 강하게 와닿았다. 30일(한국시간) 현지의 휴일을 맞아 수많은 관람객이 축구 박물관을 찾아 브라질과 세계 축구의 역사를 공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월드컵 기간이라 브라질 국민들 외에도 전세계에서 온 축구팬들이 필수 코스로 박물관을 찾았다.

브라질 축구 박물관은 2009년 9월 개장했다. 당시 코린치안스 홈구장의 일부를 활용해 북쪽 관중석 아랫쪽에 3층 규모로 마련했다. 현재 코린치안스 홈구장이 월드컵 개최와 함께 코린치안스 아레나로 이전하면서 역사로 남았지만 종종 상파울루 연고팀들의 라이벌전이 이곳에서 열리곤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작은 규모였지만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면 전혀 다른 세상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사료들을 어떻게 모았는지 신기할 정도로 방대한 양의 브라질 축구 역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자라나는 꿈나무들을 배려하기 위해 축구 기술과 용어 및 관련 자료들도 꼼꼼하게 배치했다. 네이마르 등 유명 스타 선수가 영상에서 볼을 건네면 직접 차보고 속도를 재는 코너도 있어 흥미를 끈다.

한 쪽에는 브라질 축구 레전드들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가장 최근까지 활약한 호나우두가 마지막이었고 '축구 황제' 펠레를 비롯해 가린샤, 베베토, 히바우두 등 브라질 축구 역사를 흔든 주요 인물들이 명예의 전당처럼 붙어 있었다.

2층으로 올라가면 깜짝 놀랄 공간이 기다리고 있다. 북측 스탠드 아래 공간을 활용해 브라질 주요 명문팀의 응원 영상을 17분짜리로 제작해 상영되고 있었다. 가만히 있어도 축구장에 온 느낌이 들 정도다.

또, 주요 축구 관련 사건들을 보도한 신문들의 1면 제목과 방송 보도를 제공받아 전시해 당시 상황을 알 수 있게 했다. 재미있는 부분 중 하나는 특정 연도로 주파수를 맞추면 골이 터진 뒤 캐스터가 '골~'이라고 외치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월드컵 기간답게 브라질 축구의 세계화 시작인 1930년 제1회 월드컵부터 2010 남아공월드컵까지 참가한 모든 대회의 경기 장면과 주요 사건들도 사진과 영상으로 전시되어 있었다.

브라질 축구 역사의 비극도 상세하게 전시해 놓았다. 1950년 브라질 월드컵 때의 이른바 '마라카낭의 비극'으로 잘 알려져 있다. 브라질은 우루과이와 결선에서 이기면 우승을 할 수 있었지만 1-2로 역전패하며 준우승에 그친 것이다. 이 당시의 충격으로 경기장에서 관전했던 21만명의 관중이 침묵하고 수십 명이 자살하는 등 사회적인 큰 충격으로 이어졌다.

해당 장면을 보여주던 안내원은 "이 경기로 브라질 사람들의 마음에는 적지않은 충격을 받았다. 절대로 잊어서는 안되는 축구 역사다"라고 설명했다.

한 가지 아쉬움은 2002 한일월드컵에 대한 소개였다. 정식 명칭이 한일월드컵이지만 이 박물관에서는 '2002 일한월드컵(Japão/Coréia do sul)으로 표기되어 있었다. 축구 강국에서 이런 인식을 하고 있으니 보통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한축구협회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부분으로 여겨졌다. 그나마 반가웠던 점은 기념품 판매점에서 'KOREA'가 새겨진 축구공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축구 박물관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한국에는 롤모델이 될 만한 박물관이었다.

조이뉴스24 상파울루(브라질)=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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